우선 수원시 만을 예로 들어보자. 수원은 정조의 효심과 개혁정신이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있는 역사 관광 도시다. 또 수도 서울이나 인천공항과도 접근성이 좋아서 많은 관광객들이 몰린다. 그런데 문제는 그 많은 관광객들이 그냥 몇 시간 만에 스쳐지나가 버린다는 것이다. 돈은 쓰지 않고 쓰레기나 대·소변만 버리고 간다는 자조적인 말이 나올 정도다. 이 많은 관광객들은 수원 화성의 일부만 주마간산식으로 돌아보고 서울로 가버리거나 다른 도시로 가서 잠을 자고 음식을 먹고 쇼핑을 한다.
답답한 노릇이다. 이 같은 현상은 도내 다른 지역도 별반 다르지 않다. 왜 그럴까? 경기도는 명산과 대찰, 강과 바다, 갯벌, DMZ, 성곽, 왕릉 등 갖출 것을 다 갖춘 지방임에도 왜 관광객들은 이 곳을 지나치는 것일까?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한마디로 숙박시설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다시 수원시를 예로 든다. 수원시에는 수학여행 학생들이 묵을 만한 시설이 없다. 화성행궁 앞에 화성사랑채라는 여행자 숙박시설이 있기는 하지만 수백명의 단체 여행자들이 묵기엔 턱없이 객실 수가 부족하다.
경기개발연구원 문화관광연구센터가 얼마 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외래관광객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3%가 증가해 2009년도에 734만 명이었다고 한다. 특히 중국관광객은 전년대비 40% 증가하는 등 ‘1천만 외국관광객 시대’가 ’11년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2012년 관광객 1천만 명 시대’를 대비해 서울에만 1만6천실의 객실이 부족할 것에 대비, 2012년까지 3만실 추가 확보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물론 객실을 늘리는 것은 찬성이지만 왜 꼭 서울에만 집중되어야 하는지 불만스럽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경기도 방문외국인은 총 관광객의 30%로 217만 명으로 추산되며, 2012년까지 최소 6천~최대 1만2천실 가량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따라서 경기도는 모텔, 체험마을(어촌 슬로푸드 등), 연수원, 대학기숙사 활용 등을 대체 숙박시설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지만 이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왜냐하면 스쳐가는 관광과 체류형 관광의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체류형 관광객들은 그 지역에서 식사를 하고 기념품이나 특산물을 사는 등 반드시 돈을 쓰게 마련이다. 경기도나 각 지자체들은 이제라도 단체여행객들이 묵을 수 있는 숙박시설을 만들고 단체여행객 모객에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