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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춘추] 구제역 후폭풍

 

어딜가나 구제역이 화두다. 겨우내 대한민국을 뒤흔들던 구제역 여파는 중동의 민주화 사태 등에 밀려날만도 하건만 아직도 진행형이다. 그 엄청난 후폭풍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구제역 사태를 지켜보면서 지난 2000년 3월 해방후 처음으로 발생한 구제역 보도에 참여했던 시민으로 답답함이 가시질 않는다. 파주 한우농가에서 발생했지만 추정되는 병명조차 숨겨야 했던 구제역은 며칠 후 양성으로 판명됐다.

당시 한국에서는 검사도 못해 정부는 영국에 정밀검사를 맡긴 상태였다. 괴질로 첫 보도가 나가자 농림부는 국가에 큰 해를 끼칠수 있다며 보도자제를 거듭 요청했다.

그러나 그 며칠 사이 구제역은 화성 등 서해안을 따라 급속히 확산되고 보도자제 요청은 그야말로 허공속 메아리에 불과했다. 허둥지둥 했던 당시 구제역의 원인으로 황사, 수입 건초, 접촉에 따른 바이러스 감염 등이 거론됐지만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그후 2002년 돼지농가에서 발생했던 구제역은 한동안 잠잠하다 지난해 창궐하다시피 다시 등장해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

축산농가는 차치하더라도 순대국집, 상추농가, 생수에서 학교급식에 이르는 먹거리부터 차량 운행, 하천오염, 질병 공포, 물가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가공할만한 후폭풍을 야기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태가 끝나더라도 구제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아무리 예방을 한다해도 구제역이 사라진다고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다행히(?) 이번 구제역의 원인을 축산 농장주들의 베트남여행으로 단정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 세상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는 원인은 독감바이러스와 같이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백신 접종을 하더라도 변종 바이러스가 나타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해 2천만 명이 해외에 드나들고 엄청난 사료, 곡물이 해외에서 들여오는 판에 아무리 출입국 방역시스템이 철통이라도 장담하기 어렵고 전파 경로가 사람에서 부터 야생동물, 차량, 공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상 바이러스 감염확률을 줄여나가는 것이 지금으로선 최선일 것이다. 오죽하면 지난 2000년 발생 시에는 황사를 줄이기 위해 몽고에 나무를 심어주자는 말까지 나왔다.

이쯤되면 구제역 문제는 신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지도 모를 일이다. 여기서 낙담으로 세월을 보낼 수는 없다.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를 고민해야 한다.

구제역 감염확률을 최소화하고 구제역 발생 시 대처 능력을 최대화하는 것이 발등에 떨어진 책무다. 검역, 방역, 신고에서부터 사후처리에 이르는 완벽한 시스템이 정부의 몫이다. 또 이번 사태를 예방관리가 가능한 적정규모 이상의 축산농 육성의 계기로 삼아 선진국형 축산구조 개편에 과감히 손을 대야 한다.

돼지고기 수출이 수입의 10분의 1도 못되는 상황에서 청정국가 명예회복에 집착해 살처분에 매달려야 할 지도 진지한 토론이 있어야 한다. 물론 국민의 심리적, 정서적 문제와 직결된 과제이긴 하나 현실적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아울러 시름에 빠진 축산인, 방역과 살처분에 내몰린 공무원들을 보듬는 일에도 모두가 손을 잡아야 한다.

무엇보다 “어떤 돼지는 태어나서 뒤도 한번 돌아보지 못한 채 세상을 마감한다”는 우스갯 소리처럼 숨도 제대로 못쉬는 공간에서 사육되는 동물이 과연 면역력을 지닐수 있는지도 진지하게 곱씹어봐야 할 과제다.

재앙으로 비유되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면서 괜스레 조지오웰의 풍자소설 ‘동물 농장’이 떠오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박흥석 한·수원장안 당협위원장 경기도당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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