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7 (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생활에세이] 수원문인협회장 선거의 변

 

살다 보면 선거 선출의 주인공이 될 때가 있다. 최근 한국 문협 (사)수원지부 문인협회 정기총회에서 회장 선거가 있었다. 나는 그 회장 선거에서 3표 차이로 당선됐다. 전임 지부장이 12년 동안 맡아 오면서 수원 문협 분위기가 침체되고 늪에 빠진 듯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

화합 분위기를 조성하면서도 변화 시대에 맞게 협회를 끌고 갈 인물이 대세인 상항이었다.

상대 후보는 60대 후반, 소설가이고 고등학교 정년퇴임한 교장출신이었다. 나는 52세의 시인이다.

이제껏 여성이 후보에 나온 적은 수원 문협 역사상 없는 일이었다. 가능하면 치열한 투표보다는 한 사람의 사퇴나 양보에 의한 추대 형식이 더 평화롭고 보기도 좋다고 회원 모두들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 상대 후보는 세 번씩이나 젊고 활기찬 여성인 나에게 양보한다고 했다가 결국 끝까지 가게 됐다. 그 과정에서 상대를 무수히 양보하기를 설득하고 여러 가지 방법을 다 써 보다가 핸드폰 메시지로 연락이 왔다.

 

 


“이 순옥님은 다음 기회도 있으니 이번은 저를 밀어주셨으면 해요”

“양 선생님!, 지금 문협이 그리 한가하지 않습니다. 고문이신 양 선생님께서 아름답게 후원해 주세요. 개인의 명예나 의리보다 문협 전체의 발전과 변화를 추구해야 될 때입니다.”

상대 쪽에서는 묵묵부답인데 나는 다시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

“양 고문님!, 동강 난 문협을 하나로 만들어야 됩니다. 저는 젊은 날 훌륭한 어르신들이 문협을 잘 이끄시는 것을 눈여겨 보아 왔습니다. 양 고문님!, 저는 어려서부터 남에게 봉사하는 것을 실천하며 살아 왔습니다. 아낌없이 나누어 주고 함께하면 즐겁습니다. 저 타고난 봉사정신, 지금의 동강 난 문협에 실천할 수 있도록 아름답게 기회를 주십시오. 이쁜순옥 고문님과 피터지게 싸우기 싫습니다. 비 오는 날 비와 함께 눈물로 호소합니다. 진심을 담아 호소합니다. 저는 모든 문인을 사랑합니다. 모든 예술가를, 그 중 불쌍하고 가난한 예술가를 더욱 아끼고 사랑합니다. 존경하는 양 고문님! 작금의 현실을 작게 보지 마시고, 우리가 아끼고 사랑하는 수원 문협을 위해서 지금 상항에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나는 대답없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진심을 다해 보냈다. 돌이켜보면 선거운동을 우스꽝스럽게도 거꾸로 했다. 유권자를 설득해야하는데 나는 상대 후보한테 호소했다.

훌륭한 선배와 싸우기 싫어서였다. 결국 투표를 해 세 표 차이로 승리 했다.

투표가 끝나면 후유증이 남는다. 오래 지속되지 말아야 한다. 수원 문협 역사상 첫 여성 회장이 탄생했다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당선의 기쁨과 함께 어깨가 무거워 옴을 느낀다. 그동안의 침체된 상황을 새로운 변화와 발전된 모습으로 멋지게 이끌어야 겠다.

▲ 한국미협회원, 한국문협회원

▲ 수원 예총감사, 수원미술협회 여성분과장

▲ 경기대학교 외래교수

▲ <불의 영가>, <나를 찾아서> 시집 출간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