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로 인한 석유제품 값이 하늘 높이 솟구치고 있다. 지난 해 10월 이후 상승세는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5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한 무연 보통휘발유의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ℓ당 4.73원 오른 1천901.83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휘발유값이 1천900원대를 넘은 것은 지난 2008년 7월29일(1천902.25원) 이후 2년8개월 만이라고 한다. 자동차용 경유가격 역시 같은 날1천709.07원을 기록했다. 우리를 더 우울하게 하는 것은 리비아 등 중동 정세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국제 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의 강세가 지속되면서 고유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석유공사의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휘발유와 경유의 1월 소비량은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고 한다. 최근 지식경제부의 ‘2011년 1월 원유 및 석유 수급실적’에 따르면 1월 경유 소비량이 한 달 전과 비교해 16.4%(2010년12월 907만4000배럴→2011년1월 776만7000배럴)나 줄었음을 알 수 있다. 휘발유 소비량도 한 달 만에 9.3%(579만3000배럴→525만8000배럴)나 감소했다. 고유가에 부담을 느낀 국민이나 기업체 등이 스스로 절약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산업계는 지난 3일 에너지 절약에 적극 앞장서겠다는 ‘경제계 에너지 절약 선언문’ 채택한 바 있다. 산업계는 승용차요일제를 적극 시행하고 출·퇴근 때 대중교통 이용 확대, 에너지 고효율기기 사용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불요불급한 옥외 조명·옥외 광고물 등 야간 소등 조치를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지경부도 경제계의 자발적 절약 노력에 대응해 정부도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하겠다고 화답했다.
우리는 산업계의 에너지 절약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서는 국민 개개인이 참여하는 범국민적인 에너지 절약이 보다 절실하다. 에너지 절약의 진정한 주체는 바로 국민들이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은 IMF경제 위기 때 집안의 금붙이까지 모두 내놓아 위기를 극복한 자랑스러운 경험을 갖고 있다. 고유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범국민적 에너지 절약이 시급한 때다. 지금이야 말로 자가용승용차 운행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자전거타기, 가까운 거리 걷기 등 범국민운동이 일어나야 할 때다. 누구보다 지도층이 솔선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