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한 텔레비전에서 ‘시티홀’이란 드라마를 방영한 바 있다. 이른바 신데렐라식 기적을 보여주는 드라마다. 시청의 10급 기능직 여자 공무원이 9급 공무원을 거쳐 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시장에 당선된다는 스토리다. 아마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 드라마를 통해 ‘기능직’ ‘10급 공무원’이란 말을 처음 접했을 것이다. 기능직공무원이 하는 일은 사무, 조무, 운전, 방호, 교환 등 40∼50개 세부 근무분야로 나뉘어 진다. 제도상으로야 1급까지 승진할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상 7급이 상한선이다.. 간혹 드물게 6급도 있긴 하다. 당연히 이들은 정년이 보장되고 복지혜택도 누리는 당당한 공무원 신분이다. 하지만 자신들을 공직사회의 머슴, 잡부쯤으로 스스로 비하하기도 한다. ‘스스로 자부심가지고 열심히 일하려고 해도 일반직공무원들이 무시하는 행동에 하루에도 몇 번씩 울분이 치솟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이 자리에 들어오려고 노력했던 과거를 생각하면서 꾹 참고 일하고 있어요’ 기능직들이 만든 어느 카페에 올라온 한 시골면사무소 기능직 공무원의 글은 이들의 애환을 말해준다. 이렇듯 공직사회에 기능직 공무원에 대한 차별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특히 기능직 공무원들이 갖는 가장 큰 불만은 인사와 호칭이다. 호칭의 경우 수원시청 등 행정관청에 근무하는 기능직공무원은 대부분 ‘주무관’ ‘주사’ 등으로 일반직과 별 차별 없이 불려지고 있으나 학교 현장에서는 아직도 ‘김씨’ ‘아저씨’ 등으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지난 7일 전공노 경기교육청지부가 ‘기능직공무원의 일반직 특별임용계획이 직렬·경력에 제한을 두는 등 분열을 조장하고 대외직명제(6급 이하 주무관 호칭)가 정착되지 못해 차별받고 있다’며 조합원 2천명의 서명지를 도교육청에 전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의정부시가 기능직공무원 들의 직위부여, 정원제도 상향조정 등 기능직 공무원 사기진작 방안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의정부시 전체 직원의 23.4%를 차지하고 있는 기능직의 인사제도를 개선함으로써 기능직공무원이 전문기능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정비하겠다는 것이다. 직급별 정원 제도도 기능6급 5%이내를 6%이내로, 기능7급 10%이내를 17% 이내로, 기능8급 20%이내를 26% 이내로 하고 일부 기능6급에게 직위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본연의 업무를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기능직 공무원들의 가치를 알아준 의정부시에 박수를 보내며 이 결정이 타 기관으로도 확산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