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스캔들’, 또는 ‘한국판 색계’라고 불리는 부끄러운 막장 외교관 사건은 한국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외교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울러 외국의 비웃음까지 사면서 이명박 정부의 ‘국격’까지 먹칠하고 있다. 이 일이 단순한 치정사건인지, 스파이사건인지, 로비사건인지는 나중에 가려질 것이다. 상하이 뿐 아니다. 이번에는 몽골에서도 현지 여성과의 불륜 스캔들이 발생해 몽골대사관 고위 외교관이 공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2009년 주 몽골 대사관에 근무하던 고위 외교관이 현지에서 채용한 내연관계의 여비서가 임신을 하고 거액을 요구하면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리나라 외교관들은 신분상 해선 안 될 짓을 해서 자신은 물론 나라의 위신을 추락시켰다. 이번 사건이 터지자 인터넷에는 ‘외교관이 아니라 외도관’ ‘외교관을 전부 거세시키면 이런 일이 없다’는 등의 심한 글까지 올라오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더 이상 외교관들이 저지르는 국격 훼손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외교관들은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을 대표하는 엘리트들이다. 따라서 당연히 국제 정세에 밝고 외국어는 능숙해야 하며 외교 관련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번 ‘상하이스캔들’의 주인공이 외교경험이 일천한 인사였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이다. 외교 업무를 잘 모르는 정치권 인사를 보은 차원에서 기용해 문제의 심각성을 키웠다는 지적도 정치권에서 일고 있다. 이번 사건을 보는 시각은 여.야 모두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전문 외교관이 아닌 인물들을 특임공관장으로 배치하는 문제점에 대해 모두 성토하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인 국회의원조차 “이번 사건을 일으킨 인물들은 정규 외교관이 아니며 중국 중요 지역의 공관장들도 다 정식 외교관이 아니다. 다른 나라에 배치한 특임 공관장들도 상당히 많다”고 밝혔을 정도다. 외교관이 아닌 정치인이 외교를 하니 이런 사건이 날 수밖에 없다며 자조 섞인 비판을 하고 있을 정도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교관 복무기강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공관장을 전문외교관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직업의식과 책임의식도 없는 특임공관장 제도를 없애야 하는 것이다. 복무기강 점검은 그 다음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