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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임권택, 15년만에 101번째 디지털 현대물 복귀…달빛 길어올리기

거물급 배우들의 호연·3대 투자사 힘보태는 등
영화계 전체 지원사격 ‘국민영화’자리매김 기대

 

■ 달빛 길어올리기/ 17일 개봉

달빛 한지에 오늘이 물들다

만년 7급 공무원 필용(박중훈)은 3년 전 아내 효경(예지원)이 자기 때문에 뇌경색으로 쓰러지자 아들을 큰 집에 맡겨놓고 거동이 불편한 아내의 수발을 들며 비루한 인생을 살고 있다.

퇴직 전에 5급 사무관이라도 돼보려던 그는 새로 부임한 상사가 한지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걸 알고 마지막 기회란 생각에 시청 한지과로 전과하지만, 2년 동안 전국을 돌며 한지에 관한 다큐를 찍고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 지원(강수연)이 나타나면서 서로 부딪히며 티격댄다. 그러던 중 지원은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 ‘조선왕조실록’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전주사고 보관본을 전통 한지로 복원하는 필용의 계획을 알게 되고 여기에 동참한다.

‘취화선’, ‘하류인생’, ‘천년학’ 등 우리의 전통문화와 예술혼을 사람이라는 이야기 안에 심어 높은 시대물에 집중한 임권택 감독이 15년만에 101번째 현대물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로 복귀한다.

이번 영화는 75살, 임 감독의 도전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영화다. 수십 편을 함께 작업한 정일성 촬영감독 없이 도전한 영화이자 그의 첫 디지털 영화다.

‘달빛 길어올리기’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우리의 이야기를 다루며 시대적 공감을 시도한다. 2년 동안 전주지역 답사와 탐방을 통한 철저한 고증과 차가운 물 속에서 이루어지는 전통 한지 작업을 재현하기 위한 겨울 촬영을 강행, 화면 가득 달빛이 넘쳐나는 듯한 영상미학을 선보인다.

특히 한지 소개에 공감한 전주시와 전주국제영화제가 순제작비의 60%를 지원했으며, 한국영화 최초로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CJ엔터테인먼트 등 3대 투자배급사가 각각 투자, 배급, 마케팅을 담당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배우들의 호연도 큰 몫을 차지한다. 박중훈의 가벼운 연기는 극 초반, 영화의 묵직한 흐름과 다소 엇박자를 내는 듯 보이지만 극이 전개될수록 극과 찰싹 달라붙는다. 냉철하면서도 때로는 열망이 뒤섞인 강렬한 눈빛을 선보이는 강수연의 연기도 눈길을 사로잡으며, 말을 더듬고 다리를 절면서도 남편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예지원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한 개인, 한 회사의 작품이 아닌 한국 영화 전체를 대표할 영화로 자리매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달빛 길어올리기’가 관객에게도 통하는 ‘국민영화’가 될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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