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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호랑이선생님

80년대에 큰 인기를 끌었던 아동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을 기억하시는지. 1981년부터 1987년까지 7년 동안 MBC에서 방영된 호랑이 선생님은 우리나라 최초의 학교드라마 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 83년 군에서 제대해 TV를 통해 처음 호랑이 선생님을 접한 필자는 당시 호랑이 선생님으로 등장하는 건장한 체구의 연기자 조경환씨의 기억이 생생하다.

다소 굳은 표정으로 학생명부와 회초리를 꼭 챙겨 들고 교실에 나타나 학생들 이름을 부르던 선생님은 우리들의 전형적인 선생님이었다. 학생들이 잘못하면 강하게 꾸짖고 잘할 때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우리의 선생님이다. 교사의 권위와 준엄함이 균형있게 배어나오면서도 때로는 선생님의 자상함에 참 느낌이 좋았던 드라마였다.

지난해 11월 첫 방송 30주년을 맞아 ‘호랑이 선생님’으로 열연했던 연기자 조경환과 아역배우였던 제자들이 함께 동창회를 열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근 30년 만에 드라마 속의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만나 사제지간의 정을 나누었다고 하니 얼마나 뜻깊은 시간이었겠는가.

지금의 교단은 어떤가. 호랑이 선생님은 커녕 남자선생님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9일 초등 신규교사 509명에 대한 인사를 발령했다. 이번 신규 배정 교사 가운데 여교사는 83.3%인 424명인 반면 남교사는 16.7%인 85명에 불과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교 배정을 앞두고 각 지역 교육지원청에는 남자 교사를 보내달라는 ‘청탁(?)’성 전화가 각 학교로부터 밀려들고 있다.

이러다가 남학생들의 여성화가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경기도내 전체 교원 가운데 여교사 비율은 72.8%에 이르며, 초등학교의 여교사 비율은 이보다 높은 78.0%에 달한다. 남자 교사가 부족해 학생들의 여성화가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다.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학생인권조례가 적용돼 학교에서는 일체의 체벌이 금지되고 있다. 강압적인 언사나 간접체벌도 상당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우리 기억 속의 영원한 스승인 호랑이 선생님이 때로는 꾸짖고 때로는 자상하게 쓰다듬어주는 전설속의 선생님으로 남아있게 됐다. 남자 선생님들이 교단에 들어 올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안병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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