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막걸리 열풍이 아직도 식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제 막걸리는 다시 ‘국민주’로 확실하게 자리를 굳힌 것 같다. 막걸리는 술이긴 하지만 소주나 맥주에 비해 건강에 좋다는 인식 때문에 웰빙주로 각광을 받고 있어 인기는 더욱 높아 가고 있다. 그런데 오히려 영세 막걸리 업체들은 울상이다. 서민의 술이지만 대기업들이 막걸리를 생산하면서부터다. 뿐 만 아니다. 막걸리 매니어들은 대기업 막걸리의 획일화된 맛에 점차 실망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의 경우 2천개가 넘는 사케 양조장이 있고 각자 독특하고 고유한 맛을 내고 있어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실 애주가들은 일본 여행을 하는 도중에 각 지방의 사케맛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우리나라의 여행 매니어들도 각 지역을 여행하면서 그 지역의 막걸리 맛을 보고 있다. 그런데 막걸리 붐 이후 전국의 막걸리 제조업체 수는 오히려 큰 폭으로 줄었고 경영이 악화됐다고 한다. 이건 아니다. 다시 국민주의 자리를 되찾은 막걸리의 미래와 세계화를 위해서도 이래서는 안 된다. 영세 양조장들은 몇 대째 이어져 내려오는 독특한 맛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와 각 지자체들은 이들을 적극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사회이다. 따라서 대기업이 자기 자본을 가지고 막걸리를 생산 하겠다는 걸 막을 수는 없다. 그런데 막걸리는 소주나 맥주와 다르다. 일본처럼 지역마다 각자 다른 맛, 즉 향토적인 맛이 유지돼야 한다. 이래서 정부나 각 지자체들의 제도적으로 보호장치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지역 영세업체의 가장 취약한 부분인 품질관리 마케팅 유통, 영업, 수출 부문을 지원해야 한다. 막걸리 산업이 대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경기도 제2청이 막걸리 영세업체를 막걸리 세계화 지원대상에서 제외시켜 영세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소식(본보 3월 11일자 20면)을 접하며 참으로 실망스러운 생각이 든다. 경기도 2청은 막걸리를 도내 제1수출 품목으로 육성키로 하고 막걸리업체 시설개선과 수출확대를 위한 시설개선비 22억원 등 경기북부지역 7곳의 막걸리업체에 총 28억원을 지원할 계획인데 정작 지원이 필요한 영세업체들이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영세업체들을 지원대상에서 제외하고 대형업체만 지원혜택이 돌아가도록 한 막걸리사업 지원정책은 잘못이다. 도는 이제라도 영세업체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