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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예수를 믿으라’며 목청을 높이는 사람들이 있다. ‘예수 천당, 불신(不信) 지옥’이라며 ‘오직 예수’를 외친다. 그러나 성경(聖經)의 어디에도 그런 말은 없다. 천당과 지옥은 인간이 해석한 것에 불과하다. 단테의 ‘신곡(神曲)’처럼 말이다. 불교가 ‘깨달음(覺)’의 종교라면, 기독교는 믿음(信)의 종교다. 이어령(77) 초대 문화부장관(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지난해 3월 ‘지성에서 영성으로’라는 신앙고백서를 펴내 화제가 됐다. 이어 11월엔 산문집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와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를 잇달아 펴냈다. 그가 말했다. “종교는 지상천국을 만드는 게 아니에요. 그런데 한국교회는 거꾸로 가고 있어요. 지상천국, 혹은 지상에서 자꾸 뭘 하려고 해요. 복지니 사회봉사니.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너무 세속화돼 있어요. 내가 원하는 종교는 그게 아닙니다.”

서울신학대 유석성 촏장이 개교 100주년을 맞아 한국 개신교에 작심하고 쓴 소리를 했다. 목회자들끼리 주먹질을 하고, 교계의 연합단체는 ‘돈 선거’를 치르고, 정치에 너무 개입하는 등 ‘바람 잘 날 없는’ 개신교계가 걱정이 돼서다. 경제 성장과 더불어 교회도 물질적으로 급속히 성장하면서 부(富)를 축적한 ‘종교권력’이 생겨난데 따른 것이다. “한국 교회는 권력과 부를 쥔 뒤 타락한 중세 교회에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예수의 십자가 정신으로 초심으로 돌아가는 종교개혁의 바람이 일어나야 합니다.” 독일 튀빙겐 대에서 수학한 유 총장은 한국 본회퍼(1906~1945, 히틀러 암살을 꾀하다 처형된 독일 신학자)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신학적으로 중도적인 입장을 취해온 서울신학대에서는 드물게 나온 개혁적 신학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1911년 3월 13일 서울 무교동에서 개교한 서울신학대는 1974년 부천시로 이전해 올해 개교 100년을 맞았다. 20세기 최고의 부흥사라는 이성봉 목사를 비롯해 많은 개신교 지도자들을 배출했다.

“예수의 삶은 ‘타자(他者)를 위한 삶’이었다”고 말하는 유 총장은 “한국교회는 오늘을 부끄러워하고 회개해야 한다. 기독교의 축복은 지금 여기 이 세상 속에서 십자가를 질 수 있는 축복이다. 예수가 오늘 다시 오면 뭐라 물을 것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명예욕, 권력욕, 물욕을 신앙의 이름으로 포장해 정당화하려는 일부 교만해진 ‘종교 권력’에 대한 경종(警鐘)이기도 하다. /이해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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