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들의 차마 눈뜨고 봐줄 수 없는 행태중의 하나가 의회 회기 중에는 당리당략에 따라 ‘언제 또 보겠느냐’는 식으로 으르렁 대고 싸우다가도 외국여행을 갈때는 ‘무슨일이 있었느냐’는 식으로 다정하게 한배를 탄다는 점이다. 자신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도 여야는 아주 매끄럽게 일사천리로 안건을 처리한다. 지방의원들의 제 밥그릇 챙기기가 눈뜨고 볼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집행부의 예산집행과 정책 감시 및 견제는 안중에 없고 사리사욕만 좇는 소인배들의 행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의회 의원들은 1인당 연간 30만원의 혈세를 지원받는 ‘스크린골프 동호회’ 회원을 모집한다며 공고문을 의사당 곳곳에 붙였다. 또 슬그머니 도청 심의 예산안에 끼워 넣어 도민의 혈세를 자신들이 스크린 골프를 즐기는데 사용하겠다는 사심을 드러냈다.
전·현직 도의원들이 회원인 경기의정회 지원 예산을 당초보다 3천만원을 증액, 1억8천만원으로 편성 통과시키기도 했다. 당초 경기의정회 지원 예산 1억5천만원도 본예산 심의 때 멋대로 끼워 넣기 했다는 논란을 빚은 바 있어 도의회의 제 밥그릇 챙기기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고용주가 근로자에게 지원하는 동호회비를 자신들도 국고에서 받겠다는 것이다, 지방의원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주민들에게 봉사하는 자리라는 사실을 잊은 처사다. 더구나 경기도의회는 지난달 23일 131명 도의원 모두에게 유급보좌관을 두는 조례를 통과시켜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성남시의회는 주민센터 여성 공공근로자가에게 모욕적 언행을 해 물의를 빚은 이숙정 의원에 대한 제명 징계요구를 부결처리했다. 특히 시의회는 이 의원이 지난 1월 물의를 일으킨 뒤 휴가를 내고 자신의 징계요구안이 상정된 제176회 임시회 본회의와 윤리위원회에도 불참했고, 21일 개회한 제177차 임시회에 불참했으나 의정활동비를 정상지급했다고 한다.
지방의회는 집행부가 혈세로 조성한 예산을 낭비 없이 제대로 쓰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원들 스스로 사리사욕을 버리고 공익을 우선하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당초 지방의원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이런 초심을 버리고 2006년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등용해 성실한 의정활동을 보장한다는 명분으로 유급제로 전환해 현재 많게는 연간 6천여만원의 의정비를 받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유급보좌관을 두겠다고 하고, 심지어 스크린골프 동호회비도 지원받겠다고 하니 최소한의 염치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