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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름답다, 경희대의 결단

‘상아탑’이라는 말은 19세기 프랑스 비평가 생트 뵈브가 낭만파 시인 알프레드 비니의 시를 비판하면서 처음으로 쓰여진 후에 사전적 해석이 변하게 되는데 학자들이 오로지 학문을 연구하는 연구실 또는 예술 지상주의를 가리키는 말로 변한다. 또 여기서 유래가 되어 정신적 행동의 장소라는 개념으로, 유럽에서 대학을 상아탑이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을 빗대 ‘우골탑(牛骨塔)’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난한 농가에서 소를 팔고 땅을 팔아 마련한 학생의 등록금으로 세운 대학건물이라는 뜻이다. 비싼 등록금이 빚어낸 말로 돈만 아는 대학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살인적’이라고 할만한 우리나라의 등록금 인상폭으로 많은 부모와 학생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군대에 가거나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자살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현재 한 학기 등록금은 400~500만원에 달한다. 불과 10여년 전에는 한 학기에 150~200만원 수준이었다.

등록금은 2배 이상 올랐지만 우리나라의 GDP 수준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으며 공무원들의 급여도 별 차이가 없다. 그런데 대학등록금만은 평균적인 물가상승률보다 항상 높게 인상됐다.

이런 현실에서 경희대의 결정은 신선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원래 경희대는 올해 등록금을 3% 인상했지만 학생들과 논의 끝에 등록금을 인상을 철회한 것이다. 학교는 이미 학생들이 납부한 3% 인상분 가운데 2%는 학생들에게 되돌려줬다.

그리고 나머지 1%는 생활이 어려운 차상위 계층 학생들의 장학금과 비정규직 교내 청소노동자, 시간강사 지원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경희대의 이런 용단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사실 경희대가 칭찬 받을 일은 이것만이 아니다. ‘후마니타스 칼리지’라는 교양 전담기구를 신설한 것도 잘한 일이다.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경희대가 국내 최초로 경희대학교가 만든 기구이다. 본보(24일자 24면)에 실린 김준혁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취업 위주나 출세 지향적인 교육, 즉 기능적 지식에 의존해오며 훼손된 대학 교육의 본질적인 목적을 되찾기 위해 새로 만든 교양교육 전담기구”이다.

즉 ‘인간에 대한 이해’에 기본을 두고 설립한 인문대학인 셈이다. 경희대의 등록금 인상 철회 결정이나 후마니타스 칼리지 신설이 다른 대학에까지 널리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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