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의정칼럼을 쓰다니…. 의정칼럼이라는 단어를 앞에 두니 내 처지가 많이 바뀌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사실 난 주부로서 심학산지킴이와 생태교실, 생활협동조합 운동, 작은도서관운동, 독서모임 등을 하면서 바쁘게 행복하게 살고 있었기에 내가 의원이 된다는 건 생각하지도 못했고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그렇게 정치에 무심하게 살다가 지인을 통해 의원권고가 들어왔다. 당연히 나는 거절했다.
“지금도 바쁘고, 해야할 일이 많고, 계획이 다 잡혀있다”는 이유를 들면서…. 그러다가 남편이 주위의 의견이라도 들어보라는 강권에 못이겨 나를 이사장으로 추천하던 두레생협이사들에게 물어보고 깜짝 놀랐다. 그들이 권하는 것이다. 잘할 거라며…. 그후 이런 저런 모임에서 얘기를 나누고 결정을 하였다. 이게 지난 해 2월의 일이었으니….
이렇게 세 아이의 엄마로서, 주부로서, 생활인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세우며 살아왔던 나였기에 의정활동도 생활인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렇게 분석한다. 간디도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하면서 물레를 돌렸고, 노벨상을 받은 방글라데시의 유누스도 작은 마을에서 소액신용대출을 운동을 했다. 희망제작소의 박원순 대표도 ‘마을이 학교’라며 재활용 가게를 만들고 있다. 세상은 우리 일상의 작은 것들로부터 변화한다. 베스킨 라빈스의 상속자 존 라빈스가 세계적인 아이스크림가게의 상속을 거부하고 육식반대운동을 하게 된 것도 사실은 우유를 짜내는 젖소들의 착취적인 사육환경에 분노했기 때문이다.
나는 생활인으로 일상에서 세상을 조금이나마 평등하고 민주적으로 바꾸는 것을 가장 중요한 실천이라 생각한다. 그것을 정치라 생각한다. 아이들이 하루 14시간씩 학교에 묶여 있는 것에 분노하기에 청소년과 교육문제에 관심을 갖고 조금이라도 변화를 만들려고 애쓴다. 장애인에게 가장 좋은 환경은 부모형제와 같이 사는 가정이라는 것을 실감하기에 복지정책이 재가장애 가족복지로 변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시정이 그렇게 변하도록 노력한다.
자연사랑, 생명존중은 모두가 떠들지만 제일 뒷전으로 밀린다. 왜냐하면 자연을 사랑할 때의 기쁨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과 산에 가서 꽃과 나무이름을 불러보며 맘껏 뛰노는 생태교실을 확산하려한다. 이 모든 것이 그간 내가 살아오면서 생활인으로 피부로 느껴왔던 것이다. 그러기에 소신을 갖고 이 일을 의원으로서 해나가는 것이다.
의회에서 의원들 간 입장 차이를 드러내어 토론하는 것, 기구온난화 대지진을 보면서 비누로 머리를 감는 것,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 손수건을 갖고 다니며 휴지를 덜 쓰는 것. 이것이 세상을 바꾸는 실천이요, 내가 생각하는 정치이다. 시민들이 무엇하나라도 실천하게 하는 것!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정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