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니라는 제주에서만 자생하는 탐라란은 지난 97년 난 사진가 이경서, 김수남씨가 ‘한국의 난초’(교학사)란 책을 내면서 ‘탐라란’으로 명명돼 지금까지 불리고 있다.
탐라란은 80년대 중반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그러나 도채꾼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놓였다. 실제로 제주에서 자생하는 난이 제주에는 없고 서울에는 존재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제주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식물자원학과 송창길교수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자 한국양치식물연구회 회장인 김정근 박사로부터 탐라란 20여촉을 기증받았다. 이 탐라란은 서울에서 난원을 운영하는 양치식물연구회 회원 강경원씨가 증식한 것이다. 이때가 2004년의 일이다.
탐라란은 제주군 남원읍지역에서 대량으로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뒤 도채꾼들에 의해 도채돼 서울에서 촉당 30만원~50만원에 거래되면서 현재는 제주에서 모습을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28일 제주도에서 희귀식물 탐라란 자생지를 세계최초로 복원한다고 밝혔다. 탐라란은 전세계에서 제주도와 일본 남부, 오키나와, 대만 등에만 분포하는 난(蘭)으로 상록활엽수 줄기에 붙어 자라는 동아시아 특산식물이다.
주로 습한 지역에서 자생하며 1년에 0.2~0.3㎝ 밖에 자라지 않는다.
국립수목원은 ‘희귀·특산식물 보전 및 복원 인프라 구축’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지난 2007년 2월께 탐라란 열매를 입수해 2008년부터 파종을 시작했다. 4년에 걸쳐 열매가 잘 발아할 수 있는 배양환경을 조성해 개체를 증식했으며, 28일 제주도 한라수목원 및 바보난농원과 함께 제주도 자생지에 300여 개체를 복원할 예정이다.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제주도는 탐라란 자생지의 북방한계선이며 탐라란은 일본과 대만에서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이번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탐라란 개체를 자생지에 복원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난 애호가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난이 투자의 대상이 된 것은 오래전이다. 돈이 생기면 부동산과 주식에만 투자하는 시대는 이미 옛말이 되었다. 봉급액의 일정부분을 떼어 난에 투자하거나 휴일이면 난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헤매는 사람들도 많이 늘었다.
/안병현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