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시중에 뿌려진 막대한 자금이 오늘에 와서 서민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하루하루 오르는 물가에 서민들의 시름은 더해가고 허리띠를 졸라매도 저축은 커녕 빚만 늘어 가고 있다. 이 와중에도 백화점의 명품코너는 문전성시라니….
지난 주 모 지역아동센터에 학부모 간담회가 있었다. 15명 남짓의 부모들이 모였는데 대부분이 엄마들이었으나 그중 아빠와 할머니가 일부 있었다. 부모들의 얼굴에는 삶의 힘겨움이 잔뜩 묻어 있었으나 그래도 자식들의 일이라 직장이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달려온 모습이었다.
지역아동센터는 취약계층 아이들을 방과 후에 돌봐주는 곳으로 조손 가정, 한부모 가정, 차상위, 부모의 여건으로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가정과 같은 곳이다.
이 곳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불편한 다리로 손주들을 키우고 사는데 모이기만 하면 지역아동센터 자랑을 늘어 놓는다.
“아동센터가 있어서 우리 손주들 잘 클 수 있게 해서 너무 고맙지…. 큰 놈은 중학교 때 급식비 지원 받는다는 것을 반 친구들이 알았다고 학교 그만두고 피자배달하면서 검정고시 준비하긴 하지만…. 크게 엇나가지 않고 열심히 사니까 다행이야. 둘째는 중학생인데 이번에도 5등했어. 막내는 언니, 오빠들 본받아서 잘 크고 있구…. 내가 애들 셋을 어떻게 이렇게 키우겠어, 다 아동센터 덕이지….”
아동센터에 있는 아이들과 부모들은 모두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하나같이 성장통을 한번씩 치르는데 재정적 부담이 되지만 무리하더라도 미술심리치료를 지속하면서 아이들이 밝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부모의 가난이 아이에게 고스란히 되물림 되는 척박한 사회에서 지역아동센터는 사회가 책임져야 하는 가난한 아이들의 삶을 대신해서 지고 있다.
출발선의 불공평성을 평생 지고 간다는 것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나의 가난도 지긋한데 아이들이 이 삶을 되풀이한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우울할까? 자식들만이라도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심정으로 사회가 아이들을 바라보고 제대로 책임져 가기를 진정으로 바라본다.
아이들의 꿈을 소중하게 지켜내고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행복한 공동체로 잘 자리 잡도록, 사회적 지원이 원활이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이곳에서 젊음을 바친 많은 선생님께 진심으로 존경을 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