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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춘추] 백두산 화산폭발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

 

최근 아이슬란드와 일본에서 대규모 화산이 분화하면서 백두산 화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다. 동해와 함께 애국가 첫 소절에 언급될 만큼 우리 민족의 영산(靈山)으로 꼽히는 백두산. 그러나 우리가 백두산에 대해 갖고 있는 애정만큼 그 산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백두산 높이가 2천744m에서 2천750m로 수정됐지만 아직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백두산 연평균 기온은 -8℃로 연중 눈, 비가 내리는 날이 200여 일에 달한다. 항상 구름 속에 뒤덮여 어쩌다 한번 얼굴을 내비친다는 천지(天池)는 둘레 14.4km, 평균 깊이 213m이다. 천지에 담겨 있는 물 20억 톤을 다 퍼내려면 초당 1톤을 퍼낼 수 있는 양수기 60대를 1년간 쉬지 않고 돌려야 한다.

전문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백두산 천지 주변의 땅이 2002년에 비해 2007년 말에는 약 10cm 이상 부풀어 오른 것으로 관측됐다. 그 이후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어 이 결과만을 놓고 백두산이 수년 내에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단하기는 이를 것이다.

만에 하나, 백두산이 분화했을 때를 생각해보자. 북풍이나 북동풍이 불 경우 화산재가 바로 남쪽으로 확산될 수는 있다. 그러나 백두산과 우리나라의 지리적 위치로 볼 때 겨울에는 북서풍, 여름에는 남서풍, 봄과 가을에는 주로 서풍이 주로 불기 때문에 대부분의 화산재는 우리나라를 살짝 비켜 동해와 일본 중부, 그리고 동북부를 거쳐 북태평양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더 크다.

따라서 우리가 살고 있는 남쪽에서 화산재가 비처럼 쏟아지는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렇다면 백두산에서 10여 년 전부터 일어나고 있던 지질 변화에는 무관심하다가 최근 그 변화가 주춤한 이 시점에 갑자기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뭘까?

그 이유를 이렇게 생각해본다. 우리는 그동안 일하는 시간이 세계 2위로 잠 없는 국민이라 불릴 만큼 모두가 경제 발전에 매진해왔다. 이런 우리가 선진국과 대등한 경쟁을 하기 시작하면서 우리 역사의 뿌리를 찾아가는 일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분야에서 그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민족의 기상이 서려 있는 영험한 산인 백두산의 화산 분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도 그 과정 중 하나다. 백두산 화산에 대한 지나친 우려도 이런 선순환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진통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백두산 화산 분화로 우리의 피해가 중국, 북한,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하더라도 지금부터 미리 준비해둘 일은 있다. 백두산 분화 후 수년 간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곡물 작황의 악화를 초래해 장기간 식량 수급에도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지레 화산재의 피해를 걱정하기 보다는 화산활동 가능성을 탐지하기 위한 종합적인 분석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그 이후의 재해를 경감하기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

화산 업무는 1960년 제정된 기상법에서 화산을 지상기상의 일부로서 정의하고 있고 2005년에 제정된 지진재해대책법에서는 화산활동의 관측 결과 통보업무를 기상청의 업무로 명기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진 및 화산 연구 조직 등 제도적인 기반에서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 현재로서는 백두산 주변에서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지진관측 자료도 많지 않다. 위성자료 분석에 의존할 수 있을 뿐이다.

마침 북한의 지진 관장 부처인 지진국에서 우리 기상청장에게 백두산 화산 공동 연구를 최근 제안해왔다. 국회나 정부 차원의 교류가 쉽지 않다면 우선은 민간 학자들의 교류를 생각해볼 수 있다. 화산 관련 민간 연구기능을 지속적으로 활성화하되 연구 성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재앙을 경고할 수 있는 국가 연구기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가능성이 극히 낮기는 하지만 동일본 대지진 사례에서 보듯이 10세기에 발생했던 백두산 화산 폭발이 재현된다면, 세계적인 영향을 미치는 큰 재앙이 될 수 있다.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도록 이제는 제도적 측면에서나 연구적 측면에서 차분하게 하나하나 준비해 나가자. /신영수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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