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산(辛酸)한 모습으로 늦은 밤까지 손수레를 끌면서 파지를 줍고 다니는 할머니들이 부쩍 늘어난 것 같다. 작은 손수레를 가득 채워야 2~3천원 밖에 되지 않는 벌이인데도 요즘에는 그나마 경쟁이 더 심해져서 수입이 줄고 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생계가 정말 어려워 기초생활수급을 받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더욱 딱한 경우는 서류상에 부모를 봉양할 수 있는 형편이 안 되는 자식이 있는 경우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제외돼 있다. 이른바 ‘파지할머니’들은 이런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녀나 부양가족이 있더라도 노후생활이 힘든 노인들이 주변에 너무나 많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일자리가 필요하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도내 노인인구가 전국 최초로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들을 위한 노후대책 마련은 지금쯤 정착단계로 접어들어 있어야 함에도 정부의 실버대책은 아직도 근시적인 공공근로사업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형편에서 경기도가 지난해 수립한 ‘건강 100세 프로젝트’는 눈여겨볼 만한 계획이다. 도는 지금까지 해왔던 공공형 노인일자리뿐 아니라 민간분야 일자리도 늘려나가겠다는 복안이다.
도가 발행하는 인터넷포털 사이트 G뉴스플러스에는 노인일자리센터 산하 시흥시니어클럽 반찬가게 ‘찬이랑 밥이랑’에서 반찬조리원으로 일하는 조석분 노인의 인터뷰가 소개된다. “다른 데 가서 이 나이 내밀면 일 못해. 여기서 일하면서 많이는 못 벌어도 내 한 몸 쓸모 있다는 게 행복 아니겠어?” 조할머니가 일주일에 3일, 5시간씩 일해 한 달에 버는 돈은 고작 20만원. 생활비로 쓰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지만 행복하다고,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이 일을 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조 할머니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노인들이 일자리를 갖기 원하는 것은 비록 몇 십 만원이긴 하지만 생활에 보탬이 되는데다 사회에 참여한다는 보람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도는 앞으로 2015년까지 민간분야 노인일자리 1만4천개 등 4만개의 노인일자리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일자리만 몇 만개 만든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노인들의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소득을 현실화시켜야 한다. 3~4만원 가지고 시장에 나가봐야 고작 생선 한 마리에 배추 한통, 돼지고기 반근 밖에 살 수 없는 고물가 시대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