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족상단의 비극적 전쟁을 잠시 중지시켜 둔 전선, 이름하여 DMZ이라 불리우고 있는 이 지역은 이제 평화를 상징하는 지역이자, 주목받는 자연 생태계 재활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경쟁력 있는 관광광역도시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는 경기도는 DMZ을 핵심 상품으로 한 관광시장에서의 우위를 선점키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도 자료에 의하면, DMZ은 연간 15만명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대표적인 안보체험관광지로 평가하고 있으며, 관광객들의 지속적인 증가세를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미 시사주간타임지가 한국의 DMZ을 아시아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선정했다는 얘기가 있듯이 향후 이 지역을 어떻게 재활해 홍보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의 상승은 대단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기도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체험관광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DMZ에 대한 섬세한 답사를 통해 DMZ 마케팅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DMZ의 평화적 이용, 자원가치화, 세계적 상품화 등과 관련된 업무에 더욱더 비중을 두고 있다. 또한 교육적인 측면에서의 프로그램을 강화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에듀테인먼트형 가족단위 관광객 유치에 더욱더 열의를 갖고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 정세에 비춰 일련의 사태를 볼 때 DMZ의 가치 상승을 통한 관광상품화는 그리 순탄치 않아 보인다. 우리와 세계인의 평화염원에도 이 DMZ은 소통의 선율적 의미가 느껴지기보다는 과거 전쟁의 처절한 기억만을 되새기듯이 분단의 의미만 더욱더 각인시키는 사례가 항상 위협적 존재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지역은 자연유산적 가치는 높으나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로 인해 관광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관광상품적 가치를 상승시키기에는 풀어야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
더욱이 DMZ일대의 제약적 요건으로 여행자 중심의 관광시스템 구축이 어려워 개별여행자 유치가 용이치 못한 부분들이 이를 뒷받침 해준다.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현재의 DMZ 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해서는 한반도 정세와 시대적 관광가치의 변화를 예측한 미래지향적 프로그램개발이 절실히 요구되며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략적 사고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또한 상징성과 화제성을 적절히 부각시켜 DMZ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관광사업과 연계시켜야 하며, 환경보존적 재활을 통해 DMZ 내의 역사의 현장과 자연생태계를 조화롭게 융합시켜 가치의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이렇듯 DMZ의 가치를 관광상품화하는 부분은 쉽게 접근할 수 도 있는 부분도 아니며, 그렇다고 누구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중앙정부를 비롯한 지자체 및 관광단체, 시민단체, 지역민과의 유기적이고 대국적인 협력을 통해서만 일궈낼 수 있는 거대한 창조물인 것이다.
이제 DMZ은 한국전쟁, 분단국가의 유물이라는 그 고난의 역사적 사건에서 훨씬 비상해야 한다. 이러한 역사의 아픈 기억과 단절의 역사는 우리만의 슬픔도 아닐 것이며, 자유와 평화를 갈망했던 우리 모두에게 교훈적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 한국 전쟁에 참전하여 피 흘린 우방에 대한 위안적 의미와 다시 한 번 평화의 소중함을 재인식할 수 있는 교훈적 형태의 관광현상의 물결로 인해 가장 모범적 치유형태의 관광행위가 이 곳 DMZ에서 실현되기를, 또한 세계적인 생태문화관광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한수정 (사)한아관광문화교류硏 부원장, 안양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