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아침, 인희(배종옥)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아침 챙기랴 남편과 딸 출근 준비하랴 정신이 없다. 아이들은 다 컸다고 제멋대로고, 의사인 남편 정철(김갑수)은 병원 일에만 신경 쓰고 가정 대소사를 소홀히 한다.
홀로 가정을 지키던 인희에게 어느 날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찾아온다. 남편은 ‘약국이나 가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계속해서 찾아오는 고통으로 일상생활까지 힘들어진 인희는 병원을 찾게 되고, 말기 암 진단을 받는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민규동 감독의 가족 휴먼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때로는 남처럼, 때로는 웬수처럼 지내온 평범한 한 가족에게 찾아온 갑작스런 이별의 순간과 그로 인해 ‘진짜 가족’이 되어 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영화는 가족이 전부인 평범한 주부와 바깥 일에 바빠 가족에게 무관심한 가장, ‘피곤해’를 입에 달고 사는 큰 딸 연수(박하선), 여자친구에게만 빠져 있는 막내 아들 정수(류덕환), 툭 하면 사고치는 백수 외삼촌 부부(유준상·서영희), 치매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김지영) 등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보편적인 가족의 모습에서 모두가 잠시 잊고 살았던 ‘사랑’을 끄집어 내며 관객들의 공감대를 자극한다.
도시적인 세련미 대신 대한민국 5천만의 엄마로 분한 배종옥과 눈물과 로맨스로 새로운 변신을 선보일 김갑수 등 출연 배우들은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가족의 변화를 실감나게 그려낸다.
민규동 감독은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해줬기 때문에 편안하게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 모두들 굉장한 집중력을 발휘했고, 작품에 대한 애정 또한 남달랐다”면서 “연륜 있는 배우들의 좋은 연기에 젊은 배우들이 자극을 받고, 이러한 과정들은 스탭들에게도 감명을 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영화는 여느 영화와 달리 모든 촬영을 세트가 아닌 로케이션으로 진행, ‘진짜’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인희’가 입원한 병실, ‘정철’이 근무하는 병원, ‘연수’가 근무하는 백화점 등 촬영하기 까다로운 곳까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집들과 건물은 인위로 만든 것이 아닌 기존에 있던 실제 장소들을 사용했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가까이 있어도 표현하지 못했던 ‘고마워’, ‘사랑해’, ‘미안해’라는 메시지를 가족들에게 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며 눈물과 감동을 전해 줄 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