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는 현재 경인아라뱃길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사업이다. 지난 2009년부터 올해 말까지 사업비 2조2천458억원을 들여 서해와 한강을 수로로 연결하고, 인천·김포 터미널과 배후단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일부 환경단체 등 시민단체로부터 한반도 대운하의 시작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고 있기도 하다. 경인아라뱃길은 방수로를 운하로 활용하여 홍수예방, 물류비 절감, 교통난 해소, 문화·관광·레저 활성화 및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기위해 실시하는 공사라고 정부는 밝히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아라뱃길의 역사는 800여 년 전인 고려 고종 때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안정적인 조운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당시 실권자인 최충헌의 아들 최이는 손돌목을 피해서 갈 수 있도록 인천 앞바다와 한강을 직접 연결하는 굴포운하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우리 역사상 최초의 운하였으나 원통이고개의 암반층을 뚫지 못해 실패로 끝났다. 그뒤 지난 1966년 서울 영등포구 가양동에서 인천시 서구 원창동 율도까지 총연장 21km 운하 건설이 추진됐으나 이 역시 중단됐다. 이유는 이 지역의 급격한 도시화와 지역개발 때문이었다.
그 뒤로도 경인아라뱃길은 지난 1995년부터 민자사업으로 선정돼 추진되다가 중단되는 등 오랜 시간동안 여러 차례 시도됐으나 이루지 못한 사업이다. 지난 2009년부터 대형 국책사업으로 본격 추진되기 시작해 공사에 탄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각종 환경문제와 경제성문제에 대한 지적과 사업 전면재검토라는 경인 아라뱃길 검증위 결과가 나오며 사업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 감사원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행하는 대형 국책사업인 경인아라뱃길 공사 현장의 관리·감독 업무가 부적절하게 이뤄져 호안이나 둑 유실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수자원공사에 대해 문제 공구 재시공과 치수 대책 재수립 등의 대책 마련, 책임자에 대한 징계와 재시공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굴포천 방수로 2단계 1공구의 경우 경서지구와 수도권매립지 구간에 각각 배수펌프장을 건설하면서 펌프 용량을 부족하게 설치해 침수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감사결과가 사실이라면 치수를 위해 만드는 운하가 오히려 홍수를 불러 올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나온 만큼 수공과 중앙정부는 적극적인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