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의 재료인 춘장은 중국에서 왔지만 이젠 완전히 한국화 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정착됐다. 자장면에 얽힌 이야기들도 참 많다. 그중에 가슴에 와 닿는 노래가 있다. 한 남성그룹이 부른 노래 가사 중에 ‘어머니는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라는 구절이다. 돈이 없어 자식에게만 자장면을 시켜준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하면 울컥 목이 메어 온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나라 성인들은 자장면에 각별한 추억이 있다. 그래선지 수원시에는 유난히 노인들에게 무료로 자장면을 대접하는 봉사단체나 업소가 많다.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 동안 수원시 권선구 평동에서는 노인 1200여명을 초청해 자장면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오목천동 용강중화요리과 고색동 고색반점이 음식을 만들고 평동새마을부녀회 등 지역 단체회원들이 봉사를 펼친 이 행사는 지난 2004년부터 실시되고 있다. 연무동에서도 7년째 자장면 봉사를 하고 있는 봉사단체가 있다. 수원효사랑봉사대는 회원들에게 월회비 5천원을 받아 매달 노인들에게 자장면을 제공한다. 지난 12일에도 200여명의 지역노인들에게 현장에서 직접 만든 자장면을 대접했다. 수원효사랑봉사대는 강원도 수재민, 태안기름유출현장 등에서도 자장면 봉사를 펼쳐 호응을 받기도 했다.
권선2동 포청천 중화요리도 매달 1회씩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평소에 하기 힘든 외식을 할 수 있도록 자장면 무료식사 쿠폰을 발급하고 있다. 쿠폰을 받은 홀몸 노인들이 전화 주문만하면 직접 배달해준다. 정자2동의 수원정자매봉사회와 한마음회도 매달 65세 이상 노인 300여명을 초청해 자장면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정자1동 후아닝 손짜장도 매달 홀몸노인들을 초청하여 탕수육과 자장면 등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서둔동 샘솟는 교회도 관내 노인들에게 자장면을 대접하는 행사를 열고 있어 지역민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많은 수원지역 봉사단체와 음식업소들이 자장면 선행을 베풀고 있다. 관의 지원은 받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봉사한다. ‘그까짓 자장면 한그릇 쯤’이라고 말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자장면을 먹는 노인들의 마음은 그게 아니다. 연무동 효사랑봉사단 김기승 씨의 말에 따르면 노인들은 한달내내 자장면 잔치를 손꼽아 기다린다고 한다. 맛도 있지만 사람의 정이 그리웠을 것이다. 며칠 있으면 가정의 달인 5월이 시작된다. 내 부모도 좋지만 이웃의 어려운 노인들에게 자장면 한 그릇이라도 대접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