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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情으로 찌른 적, 사람이 되더군

한국전쟁 속 평화로운 외딴 마을
적인 인민군 따뜻한 정으로 로비
역사책 담지 못한 휴머니즘 표현

 

■ 적과의 동침 / 27일 개봉

때는 한국전쟁, 온 나라가 난리통이지만 라디오도 잘 나오지 않는 경기도 평택의 외딴 마을 석정리는 평화롭기만 하다.

마을 구장(변희봉)의 손녀딸 설희(정려원)의 혼사 준비로 분주한 동네 사람들 앞에 유학파 엘리트 장교 정웅(김주혁)이 이끄는 인민군 부대가 나타나자 마을은 일대 혼란에 빠진다.

사람들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인민군을 열렬히 환영하면서 적극 협력하기로 한다. 조용하고 인자한 성품의 구장 등 정 많은 마을사람들로 인해 점점 무장해제되는 인민군. 그리고 정웅과 설희도 점점 가까워진다.

그러나 전세가 북한에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정웅은 반동분자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고 고민에 빠진다.

27일 개봉하는 영화 ‘적과의 동침’은 전쟁 중 마을로 들이닥친 인민군을 무장해제시킨 순박한 마을사람들의 유쾌한 로비작전과 그들에게 동화돼 자신도 모르게 밭을 갈며 농사일을 돕는 인민군의 스토리를 펼쳐 보인다.

놀라운 것은 픽션 같은 이 영화의 이야기가 한국전쟁 당시 한 마을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다. 시나리오를 쓴 배세영 작가의 할머니가 한국전쟁 당시 자신이 살고 있던 마을에 인민군이 찾아왔고 마을사람들이 따뜻하게 맞아줘 인민군들이 마을사람들을 형, 누나처럼 따르며 정을 쌓았다는 것.

또 연합군의 개입으로 후퇴하게 된 어린 인민군들이 ‘마을에서 계속 살고 싶다’는 말을 남겨 주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는 이 실화는 역사책도 담지 못한 따뜻한 휴머니즘을 담고 있어 새로운 시나리오를 구상 중이던 배세영 작가의 마음을 단 번에 사로잡았다.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전쟁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념을 내세우고 총을 겨누던 적과의 대결이 아닌 순수한 시골마을 사람들과 인민군이 인간 대 인간으로 만들어내는 웃음과 눈물의 감동 스토리가 담긴 휴먼코미디로 완성됐다.

주연인 김주혁이 첫 사랑의 순정을 품고 석정리를 찾은 인민군 장교 ‘정웅’으로 분해 따뜻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정려원이 순박하면서도 당돌한 석정리 최고의 신여성 ‘설희’를 맡아 따뜻한 시골 처녀의 모습을 선보인다. 홀아비 재춘(유해진)과 봉기(신정근)의 티격태격 만담 같은 대사와 약삭빠른 상황판단으로 친일파에서 인민군의 수하까지 놀라운 속도로 변해가는 백씨의 김상호 등 코믹트리오 연기도 볼만하다.

시골 여중 역도부 소녀들과 은퇴한 역도 선수가 만들어 낸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다룬 ‘킹콩을 들다’의 박건용 감독이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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