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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출토된 백자의 정체, 명확히 규명해야

조선 백자가 출토된 인천 송도 11공구 갯벌에 대해 문화재청이 추가 조사가 필요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 지표 재조사를 촉구했던 어민과 환경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29일과 이달 4일 두 차례에 걸쳐 현장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오이도 어민들이 이곳 갯벌에서 발견한 백자 3점의 문화재적 가치가 크지 않고 유물들이 조류에 떠밀려 온 것으로 보여 재조사가 불필요하다고 26일 밝혔다. 그러나 백자가 발견된 이후 줄곧 이 지역에 대한 지표 재조사를 촉구했던 오이도 어민들과 환경단체는 문화재청의 조사결과를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송도 11공구는 조류가 밀려오는 곳이 아니라 빠져나가는 곳으로 백자가 외부에서 밀려들어 온 게 아니라 공사로 인해 갯벌이 깎이면서 갯벌 밑에 있던 유물들이 드러났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어 최초 발견 당시 많은 양의 유물이 200m 반경 안에 집중돼 있었는데 열흘 이상 지난 현장조사 때는 조류 탓에 유물들이 흩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을 문화재청이 결론도출의 근거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에 어민과 환경단체는 문화재청의 조사결과를 검토해 향후 대응 방침을 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편 현장조사에 참여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자기 파편들이 산발적으로 발견된 것으로 봐서 어민들이 조류에 밀려 유입된 폐기 유물들을 주운 것으로 보인다”며 “지표조사를 다시 해도 유물이나 유구가 집중적으로 매장돼 있는 장소를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화재청은 이번 주 중 인천지방해양항만청,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관계 기관에 공문을 보내 조사결과를 통보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서 신항만 진입도로 공사를 잠시 중단했던 인천항만청은 문화재청의 공문을 받는 대로 공사를 재개하는 것은 물론 매립공사 시행사인 인천경제청도 송도 11공구 6.92㎢에 대한 매립공사를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9~11일 매립 착공을 앞둔 송도 11공구 갯벌에서 백자 3점을 발견한 오이도 어민들은 인천해양경찰서에 신고했고, 해경으로부터 이 사실을 통보받은 시흥시는 출토된 자기들이 18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초반 조선시대에 제작된 문화재임을 확인했다. 인천항만청은 백자 발견 이후 지난달 25일부터 신항만 진입도로 공사를 잠정 중단한 상태고, 인천경제청은 오는 5월 매립공사 착공을 앞두고 문화재청의 조사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송도 11공구를 기업과 연구소가 들어서는 첨단 산업단지로 만들겠다는 인천시의 계획에 따라 인천항만청은 지난해 10월 11공구 공유수면에 대한 매립을 승인했다.

그러나 아직 조선백자의 정체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재개한다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보다 심도있는 탐사로 문화재청의 주장을 어민과 환경단체가 납득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문화재 발굴에 심증만으로 접근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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