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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 내 아이가 위험하다

 

나에겐 금쪽같다는 표현으로는 모자랄 딸이 셋이나 있다. 한 배에서 나왔어도 저마다 다른 개성으로 살아가는 아이들을 보는 것은 기쁨을 넘어 신비이고 경이 그 자체이다. 이 세상에 귀하지 않은 생명이 있을까마는 요즘 들리는 자살소식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초등학생인 딸의 말이 성적표가 나온 날에 친구들이 “집에 가기 싫다” “죽고 싶다” 등 몹시 불안해하고 우울해 한다는 것을 들었다.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 우리 집 이지만 나의 딸도 예외는 아닌지 싶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인구 10만명당 자살율에서 우리나라가 세계2위이고 OECD국가 중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 자살율이 1위로 나타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성적표로 순위매기기를 좋아하는(?) 우리들! 과연 자살율 1위라는 성적표는 누구의 성적표일까?

더 절망적인 것은 그 성적표가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라 사회의 환경과 분위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누군가 아이들이 태어날 때 저마다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 우리 사회는 그 재능마저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사회인 것 같다. 이제 자살의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우리의 미래라고 얘기하는 청소년들의 자살율이 늘어가는 현실은 우리 사회가 심각한 문제로 보아야 한다. 이 때문에 우리 사회는 죽음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는 이들의 숨 막히는 진실을 이제는 알아채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 무조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으라고 할 것이 아니고 그들이 의지할 수 있고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숨 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가정에서는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해야 하고 학교에서는 혹여 상처받고 힘들어 하는 아이들이 있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부터 전문상담가를 두어 아이들이 편하게 자기 생각, 느낌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 선망의 대상이었던 카이스트에서 아까운 죽음을 4번이나 만들었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고 더 나아가 국가의 책임이다.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와 환경을 만들지 못한 더 큰 책임이 국가에 있는 것이다.

학벌위주의 교육정책, 1등만 강요하는 사회는 속이 썩어 가는데도 위험신호를 눈치 채지 못하는 예비암환자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속은 썩어문드러지고 있는데 겉만 멀쩡하다고 해서 우리 스스로 건강하다고 자부하고 안심한다면 곧 큰일을 치르게 될 것이다. 상처를 드러내고 치료하는데 주저하지 말자. 미리미리 예방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 따듯한 생활공동체라는 보험을 들고 그 회사로 하여금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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