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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어린이날 맞아 학부모님께 드리는 편지

 

제89회 어린이날을 맞아 존경하는 학부모님 여러분께 편지를 씁니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어린 새싹들은 언제나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입니다. ‘어린이’의 어원을 ‘얼인 이’로 풀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영혼을 뜻하는 우리 말인 ‘얼’, 그 자체로 사람이라는 뜻이지요.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어린이’라는 말을 만드시고 어린이날을 제정하신 뜻은 우리 어린이들의 맑은 영혼이 온전하고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현실 속에서 이렇게 소중한 존재인 어린이를 교육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어린이들을 존엄한 인격체로 존중하면서 온전한 인격적 성장과정을 돕는 기쁨보다, 척박한 교육현실에서 내 아이가 경쟁에서 뒤처지면 안된다는 본능적인 조바심으로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자녀교육의 고민을 더욱 깊게 합니다. 분명한 것은 어린이가 행복하지 않을 때, 부모도 행복할 수 없고 우리 사회 또한 함께 불행해진다는 사실입니다. 과도한 경쟁교육은 누군가를 끊임없이 ‘낙오자’로 전락시키고 공동체적 가치를 상실하게 하면서 결과적으로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고 만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어린이를 교육할 때는 세심하게 살펴야 합니다. 어른들이 어린이들의 배움에 대한 즐거운 본능을 빼앗는 것은 아닌지, 눈앞의 ‘순위’만을 보고 어린이가 지닌 잠재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어린이 헌장에 나와 있는 말처럼 모든 어린이는 항상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 속에 자라야 하고, 고른 영양 섭취와 함께 맑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학부모님! 여러분의 자녀가 밝게 자랄 수 있도록 창조정신과 잠재력을 지지하고 격려해 주십시오. ‘멀리 보고, 함께 가고, 꿈을 꾸게’ 해 주십시오. 자녀의 눈높이에서 다정하게 이야기를 건네주십시오. 어른과 사회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을 갖고 자랄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십시오.

어린이의 문제는 언제나 ‘어린이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어른들의 문제임을 함께 인식해 주십시오.

성장의 과정은 어쩔 수 없이 실수와 과오가 수반되는 시행착오의 과정이며 어린이들은 이러한 과정을 지혜롭게 거쳐나갈 때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우리 어린이들은 바로 지금 행복하게 배우고 자신의 재능과 소질을 맘껏 발휘하며 성장할 자유와 권리가 있습니다. 그 출발은 가정에서 충분한 사랑과 존중을 받으며 자라는 환경입니다. 존중 받으며 자란 어린이가 존중할 줄 안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원리입니다.

나아가 ‘한 어린이를 기르기 위해서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학교, 지역사회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나서서 우리 어린이들을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소중한 민주시민으로 길러내야 합니다.

저와 경기교육가족 또한 진정한 마음으로 어린이를 사랑하고 교육하는 일에 온 마음을 다해나가겠습니다.

올해 어린이날에는 학부모님과 모든 어른들이 자녀와 어린이들의 ‘아름다운 내면’을 찬찬히 보아주시면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창조성, 놀이, 단순함, 솔직함, 순수함, 유연함, 친근함 등의 어린이가 지닌 미덕을 다시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은 어떠하신지요?

학부모님의 가정에 오월의 햇살 같은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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