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은 지킬 때 아름답다. 엊그제 도하 신문은 이홍종(李弘鍾.68)씨의 미담 기사로 도배질을 했다. 1962년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게딱지만한 문방구점을 시작한 이래 40년 동안 번돈 가운데 12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출연해 ‘백암복지재단’을 설립하고, 연간 수익금 3억원으로 3백명의 소년. 소녀가장과 해외동포 및 문방업 종사자 자녀 3백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거기다 놀라움을 더 한 것은 이씨 자신은 암에 걸려 투병중이라는 사실이었다. 필자는 모종의 글을 쓰기 위해 2000년 겨울 그를 만난 적이 있다. 그때 그는 묻지도 않았는데 조만간에 복지재단을 설립해 문구업종사자 자녀와 불우청소년들을 돕는 일을 인생의 마지막 봉사로 하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
당장에 듣기에는 좋은 말이었지만 솔직히 믿지는 않았다. 외길 40년 동안 문방구 장사를 한 한낱 상인이 해내기에는 너무 벅찬 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도 사실인데 드디어 그는 자기와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 그는 구제 인천중학교를 거쳐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문학 지망생이었다. 문학을 할까, 장사를 해서 돈을 벌까 망설이다가 후자를 택한 것이 오늘날 100억대 자산가가 된 것이다. 그가 문방구점을 선택한데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즉 선후배들이 창작을 한다면서 매일 같이 가까이 하고 있는 문방사우(文房四友: 종이, 붓, 먹, 벼루)를 보고, 바로 저거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사업장을 수원으로 옮기고 나서는 도매업을 시작해 경기지역에서는 내롤라하는 문방업계의 대부가 됐고, 돈도 웬만큼 벌었다. 이제 그는 자신이 못 다한 일을 후배 청소년들이 해내기를 기대한다.
그는 인중시절의 길영희(吉瑛羲)교장을 존경한다고 했다. 길교장은 이미 타계했지만 바른 교육자로 유명한 분이다. 그 스승에 그 제자라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 같다.
기부문화에 새장을 연 그에게 찬사를 보낸다.
이창식/주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