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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복은 복어목 참복과에 속하는 물고기다. 우리나라 서해안과 동중국해에 분포하며 성어가 되면 강으로 올라와 산란하는 습성이 있다. 황복의 별명인 강복, 하돈(河豚)은 이러한 습성과 관련이 있다.

등은 회갈색, 배는 은백색이며 등지느러미와 가슴지느러미 양옆에는 검은 반점 한 쌍씩이 있다. 몸 옆면에 폭이 넓은 노란 줄무늬를 두르고 있어 전체적으로는 노란색을 띠고 있는 듯이 보인다. 황복이란 이름이나 누렁태라는 별명도 이와 같은 모습과 무관하지 않다.

황복의 겉모습은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 뚱뚱한 몸체와 크게 부푼 양 볼은 귀엽기도 하고 불만이 가득 찬 모습이다. ‘꾹꾹’대며 이를 갈거나 끔벅끔벅 사람처럼 눈을 감았다 떴다 하는 모습, 비대한 몸짓으로 작은 지느러미를 부채질하듯 움직이며 느릿느릿 헤엄치는 모습 하나하나가 희극적이다. 또 행여 놀라거나 적의 공격을 받기라도 하면 물을 빨아들여 몸을 더욱 크게 부풀린다. 황복을 기포어(氣泡魚), 폐어(肺魚), 구어(毬魚)‘라고도 부르는 이유다.

황복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중국의 소동파다. 그의 시 중 ‘도화의 봉우리가 터지고 갈대가 싹틀 때 하돈이 강을 거슬러 올라온다’는 시가 있다. 소동파는 황복을 매우 좋아해 ‘일사(一死)를 불응할 맛’ 다시 말해 죽음과 맞바꿀 만한 맛이라고 했으며 양주 관리로 있을 때 복을 먹느라 정사를 게을리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다.

다른 복은 모두 바다에서 잡히지만, 황복은 민물에서 잡힌다. 황복은 서해안 연안에서 살다가 4월 말이 되면 산란하기 위해 임진강을 거슬러 올라온다. 수십 년 전만 해도 금강과 섬진강 등에도 올라왔지만, 댐 건설 이후에는 볼 수 없게 됐다. 연어와 같은 회귀성 어종이라 산란 후 바다로 돌아가는데, 바다에서 잡힌 것은 산란기에 잡힌 것의 맛에 못 미친다.

봄철 임진강의 명물 황복의 어획량이 줄고 있는데다 회귀 시기도 이상저온 등으로 10여 일씩 늦어지고 있다고 한다. 황복이 많이 잡혀 황복마을로 지정된 강화도 하점면 창후리 역시 황복이 귀해 요즘 황복 대신 숭어를 팔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황복이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미식가들의 애를 태우고 있는 것이다.

경남 통영 한산도 양식장에서는 유일하게 황복이 양식되고 있다. 양식 황복은 독이 거의 없어서 특별히 독을 제거하지 않고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청산가리보다 1천 배 이상 강한 독을 갖고 있어 황복을 죽음과 맞바꿀 만한 맛이라고 한 것과 비교할 때 뭔가 2% 부족한 느낌마저 든다.

/이해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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