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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 풍수지탄(風樹之嘆)

 

풍수지탄이란 말이 있다. 효도를 다하지 못한 채 어버이를 여윈 자식의 슬픔을 이르는 말이다.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어 탄식한다는 것이다.

공자가 유랑생활을 하던 중 하루는 몹시 울며 슬퍼하고 있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는 구오자(丘吾子)란 사람이 있었다. 하도 비통한 심정으로 울고 있기에 왜 그렇게 슬피 울고 있는지 그 사유를 물었다. 그는 평생 동안 살면서 세 가지 큰 잘못을 저질렀는데 그 일들이 후회스러워 울고 있다고 대답했다.

첫째, 젊었을 때 천하를 두루 다니다가 집에 와 보니 부모님이 이미 세상을 떠나신 것이 너무도 불효막심하여 울고 있다고 했다. 성공해서 부모를 잘 모시려고 했지만 이미 안 계셔 울고 있다는 말이었다. 둘째, 어른이 된 뒤 제(齊)나라의 임금을 섬겼는데 임금이 술과 여자에 빠져 방탕한 생활만을 일삼고 정치를 돌아보지 않기 때문에 군주의 그런 생활을 보고 자주 주청했지만 듣지 않아 이대로 가면 제나라의 앞날도 멀지 않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관직을 버리고 떠나왔는데, 신하인 자신마저 떠나 버리면 누가 이 나라를 지킬 것인가를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했다. 세 번째, 평생 동안 사이좋게 교제를 나누던 죽마고우가 있었는데 부득이한 사정으로 사귐을 끊은 것 때문에 괴로워 운다고 했다.

효경에 보면, 어버이를 공경하는 사람은 감히 다른 사람을 얕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어버이에게 효도 하는 것은 단순히 어버이를 소중히 여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가운데 ‘경(敬)’ 즉 존경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버이를 부양하는 것만이 효가 아니다. 만약에 어버이를 부양하는 것만이 효라고 한다면 개나 고양이를 소중히 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살아 계실 때 공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바로 효의 본질이다. 옛날에는 나라 일을 하고 사회에 진출하려면 부모에게 극진히 효도함으로써 사람들의 칭찬과 지지를 받아야만 가능했다. 출세를 하는데도 효도가 근본이 됐다.

자식 된 자로서는 그 부모에게 공경하는 것이 첫째 도리요 의무이다. 부모는 이 땅에서 생명의 매개체이다. 그러니 공경하지 아니 할 수 없다. 성경에서도 부모에게 잘 순종하고 공경하면 땅에서 잘 되고 장수하는 축복을 받는다고 했다. 부모님의 땀과 사랑과 희생을 생각 할 때 무엇이라고 표현할 말이 있겠는가? 공자는 말하기를 “부모가 살아 계시거든 멀리 떨어져 놀지 말 것이며, 놀 때에는 반드시 그 가는 곳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나중에 진수성찬 차려 드릴 생각하지 말고 하찮은 나물이라도 진작 어버이 밥상에 올려놓아 드렸으면 좋았을 것을, 세월을 놓치고 풍수지탄하고 말았으니 내 어찌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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