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랑 추기경은 24일 오전에는 청와대와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했으며, 낮 12시에는 주한 교황청 대사관에서 7대 종교 대표와 간담회를 가졌다.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접견한 토랑 추기경은 사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종교간 교류와 역할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총무원장실에서 조계총 충무원장인 자승 스님과 만나 10여 분간 환담했다.
그는 교황 베네틱토 16세의 주재로 오는 10월 27일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열리는 ‘세계종교지도자 초청 평화를 위한 기도회’ 공식 초청장을 자승 스님에게 전달했고, 자승 스님은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가 부처님오신날 축하메시지를 발표한 것 등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고 용주사 종 모형을 선물했다.
이어 토랑 추기경은 개신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이슬람교, 정교회 등 국내 주요 종교 지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종교간 대화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한국은 50개의 종교와 500개 이상의 종파가 있는 다종교, 다문화 사회”라며 “다종교 사회에서 평화롭게 상생하며 살 수 있도록 좋은 말씀을 부탁드린다”며 조언을 구했다.
이에 토랑 추기경은 “오늘 다양한 종교에서 오신 분들을 만나 뵙게 됐는데 우리는 다른 점을 갖고 있지만 서로를 형제, 가족이라 부를 수 있다”며 “우리는 서로 다른 종교에 대해 ‘오픈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다르다는 것은 배척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가 얼마나 다양하고 풍부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원불교 김주원 교정원장, 성균관 최근덕 관장, 천도교 임운길 교령, 이슬람교 이행래 이맘, 한국정교회 사무총장 나창규 신부,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전 사무총장 최수일 목사 등도 참석했다.
토랑 추기경은 25~26일 성균관, 명동대성당, 가톨릭대, 절두산 성지 등을 방문하고 27일 출국한다.
종교간대화평의회는 기독교인들과 타 종교인들 간의 상호 이해와 대화 증진을 위해 설립된 교황청 내 기구로, 부처님오신날과 이슬람 성월(聖月)인 라마단에 축하 메시지를 발표한다.
1943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난 토랑 추기경은 1969년 사제로 수품됐으며,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해 교회법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3년 추기경으로 서임됐으며 교황청 국무원 외무부장, 바티칸 비밀문서고 책임자, 바티칸 도서관장을 거쳐 2007년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