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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벼락은 하늘의 징벌로 여겨왔다. ‘벼락부자’니, ‘벼락감투’와 같은 횡재의 의미도 있으나 대체로 인간의 교만함이 도를 넘어설 때 하늘이 노해 벌을 내리는 것으로 알고, 스스로를 경계했다. 중종 39년(1544) 7월 24일 경복궁 근정문(勤政門) 밖 동수각(東水閣)의 서북쪽 모퉁이에 벼락이 떨어졌다. ‘중종실록’을 보면 벼락으로 모퉁이 기둥이 반으로 부러져 벽에 걸리고, 부러진 기둥의 가운데에 종지가 들어갈 만한 둥근 구멍이 뚫렸다고 한다. 이날 중종은 이러한 변고를 듣고는 다음과 같은 교서(敎書)와 함께 대사면령을 단행했다. (…) 내가 덕이 없고 어두운 사람으로서 임금의 자리에 오른 지 여러 해 동안에 잘 다스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졌으나 정치가 잘되는 보람이 없었다. (…) 하늘이 노하여 꾸중을 내려 경복궁 동수각의 기둥에 벼락이 쳤으니 이는 실로 나를 경계하는 이변이다. 내가 어찌 감히 구체적인 일로 하늘에 응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리하여 죄인 중 모반대역죄, 살인죄를 제외하고는 감옥에서 석방하고 유배된 자도 모두 귀양지에서 풀려나게 했다.

올봄에는 유난히 낙뢰(벼락)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집계한 우리나라 내륙에 발생한 낙뢰 횟수는 모두 5만9천462번으로 2002년 낙뢰 관측이 본격화한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종전 봄철 낙뢰 발생 최다 횟수인 2007년 3만9천500번보다 무려 2만 번 가까이 많은 수치다. 지난해 봄철 낙뢰 발생은 946회에 불과했다. 올봄 낙뢰 발생은 지난 4월에 집중됐는데, 전체 발생 건수의 90%가 넘는 5만4천147회의 낙뢰가 발생했다.

특히 중부 지방에 많은 비가 내렸던 4월 30일 하루에만 4만 9천 번의 낙뢰가 관측됐다. 요즘 나라 안이 온통 시끄럽다. 저축은행 비리사건은 금융계의 막장을 보는 듯 급기야 정·관계 로비의혹으로 옮겨 붙더니 여야 할 것 없이 폭로전으로 치닫으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프로축구 K리그도 승부조작으로 시끌시끌하다.

공정해야 할 감사원마저 일부 감사위원들이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자 할 말을 잃었다. 그러니 어찌 하늘인들 이 꼴을 두고 볼 수 있었겠는가. 벼락이 유달랐던 것도 어찌 보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교만에 빠진 어리석은 인간들에 대한 하늘의 경고였는지도 모른다./이해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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