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7일 상임전국위원회 및 전국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7.4 전당대회 경선규칙과 관련,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의결한 ‘여론조사 배제·1인1표제 도입안’을 제치고 진통끝에 현행대로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고 대의원 1인2표제를 유지키로 결정했다.
당권을 둘러싸고 첨예한 당내 갈등에서 친박계와 소장파의 신주류 파워가 다시 한번 입증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날 전국위원회에서는 막말과 고성이 오갔고, 일부 전국위원은 몸으로 이해봉 전국위원회 의장을 막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당분간 후유증이 상당할 것이란 예상이다.
안형환 대변인은 이날 서울 공군회관에서 열린 상임전국위 및 전국위를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당 비대위가 당규 개정 사항으로 1인1표제를 의결했지만 현행대로 1인2표제로 하기로 했고, 여론조사 결과 30%를 투표에 반영키로 했다”면서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은 최고위원회 의결이 아니라 협의를 거쳐 당 대표가 지명하도록 변경했다”고 밝혔다.
또 앞서 열린 한나라당 긴급 의원총회에서도 현행대로 여론조사와 1인2표제를 유지하는 의견이 대세를 이룬 가운데 ‘비대위 의결안과 현행 경선규칙을 유지하자’는 당 쇄신파의 요구안이 기립 표결에 부쳐져, 참석 의원 92명 중 여론조사를 ‘반영하자’는 의견이 50명으로 ‘반영하지 말자’(29명)보다 많았고, ‘1인2표제’(49명)가 ‘1인1표제’(32명)보다 높게 나타났다.
비대위 안을 지지한 친이계 원희목, 손숙미 의원 등은 “1인1표제가 진정한 당심을 반영할 수 있다”며 “전당대회 선거인단 규모를 21만명으로 확대한 것 자체가 민심을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친박계인 이종혁 의원은 “1인1표제는 조직선거가 될 수 있지만 1인2표제의 경우 1표는 개인 의견이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고, 이성헌 의원은 “여론조사 반영을 배제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맞섰다.
한편, 이번 전대는 당초 1인1표제를 선호했던 친이 구주류보다 홍준표, 나경원, 남경필 의원 등 대중 인지도가 높은 잠재 후보군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란 관측속에 향후 한달간 각 계파별, 후보별 합종연횡과 각축전 속에 당내 권력지형이 새롭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