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신 거룩한 영혼들을 잊고만 살아온 열한번의 달을 보상하듯 TV에서는 연일 이제는 잊혀 진 한국전쟁 중에 있었던 순국에 대한 여러 가지 사례를 조명하며 우리의 애국심을 자극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먼저 입대한 형을 따라 군에 입대했으나 아직까지도 사망했다는 소식 외에는 시신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19살 소년 병사의 얘기는 우리에게 진한 감동과 전쟁의 아픔을 되새겨 보는 기회를 줬다.
다시 생각해 보면 19세의 나이가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 어린나이에, 고3을 막 벗어난 꿈 많고 푸르름으로 가득 찬 어린 나이에 총을 쏘고 적을 죽이며 그 얼마나 힘든 하루하루를 보냈을까? 살아야 한다는 희망도 가졌으리, 가족과 엄마가 보고 싶다는 그리움도 가졌으리, 무엇보다도 빨리 이 전쟁이 끝나서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도 가졌으리…
그런데 최근 우연찮게 여의도 국가보훈처 앞을 지나다가 많은 분들이 모여서 항의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됐다. 그분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미지급 수당을 달라는, ‘보훈가족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국가는 좀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는 뜻의 문구가 있는 씌여져 있는 것이다.
짧은 시간에 그 자세한 내막은 알 수는 없었지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들의 가족과 몸을 다치신 분들이 보훈처의 수당지급이 부적절하다는 항의를 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농성 중에 계신 분들이 보훈처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보훈처 직원들이 차량으로 정문을 막고 있었고 농성자 중 두 세분은 보훈대상자임을 증명하는 카드를 내보이며 보훈처가 보훈대상자의 출입을 막는다고 역정을 내고 계셨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왜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과 그 가족들이 수많은 세월이 지난 오늘날 국가 보훈처 앞에서 또다시 생계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보면 볼수록 너무 마음이 아프고 내 자신이 부끄러워 일을 핑계로 그자리를 떠났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무언가 잃어버린 것 같은 허전함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얼마 전 연평도 사태에 인해 우리국민은 큰 충격을 받았다. 북한은 매일 ‘서울을 불바다로 만드느니, 역적무리를 일격에 쓸어버리기 위한 전면적인 군사적 보복행동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망언들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 물론 그러한 협박이나 위협이 우리 국민에게 통하지는 않겠지만 그들과 맞서 나라를 지키는 것은 결국 우리의 아들과 딸들 일 수밖에 없다.
이 시각에도 전선 곳곳에서 우리의 아들과 딸들이 목숨을 바칠 각오를 가지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있는 것이다. 그 아들과 딸들의 청목처럼 푸른 목숨에, 그 푸른 청춘에 혹, 상처가 난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가 책임져야 하고 국가가 우선적으로 충분한 보상을 해주어야함’은 마땅한 도리가 아닌가. /염필선 공무원
▲기획감사실 기획담당
▲동두천시 전략사업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