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모란시장에서 ‘개고기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가열되자 행사를 공동 주최하기로 했던 상인단체가 취지가 왜곡됐다며 행사를 취소했다. 대한육견협회 영농조합법인은 성남모란시장 소(小)가축상인회와 공동으로 다음달 1일 모란시장 내 민속공연장에서 ‘2011 개고기 축제’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대한육견협회는 행사 목적을 ‘보신탕과 식용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불식시키고 삼복을 앞두고 지치고 허약해진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보신탕과 닭죽을 대접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중의 관심은 개고기 식용 문제로 모아졌다. 특히 개고기 술 시음회와 개고기 요리 시식회가 마련되고 개기름 화장품 등 가공식품에다 프랑스 개고기 식용 자료까지 발표한다는 소식에 논란이 확산됐다. 이날 ‘개고기 축제’가 열린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 동물사랑실천협회는 온라인 항의운동을 전개했고, 한 포털사이트 청원에서는 인터넷 서명만 2천600여 명에 달했다.
또 성남시 홈페이지에 500여건의 항의 글이 올라오고 비난 전화가 빗발쳤으며 대한육견협회 홈페이지도 마비 상태가 됐다.
논란이 가열되자 성남모란시장 소가축상인회는 “당초 어려운 어르신들을 초청해 닭죽과 보신탕, 오리백숙을 대접하는 ‘효 나눔 행사’로 준비했는데, 육견협회가 취지를 왜곡해 개고기 축제로 홍보했다”며 축제를 전면 취소키로 했다.
이에 대한육견협회는 “상인회 측과 다소 오해가 있었다”며 “이번 축제가 불가능해져 다음 기회에 다른 장소를 물색하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번 축제에서 1871년 프랑스에서 개고기를 파는 기록 삽화와 1910년 파리 개고기 정육점 사진을 전시하고 1871년 파리에서 발행됐다는 개고기 요리책의 음식을 만들어 선보일 예정이었다.
또 중국의 개고기 가공식품과 심장관련 질병을 예방한다는 홍보 자료도 준비했다. 뿐만 아니라 식용견은 연간 국내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 127만 톤의 3분의 1을 처리해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기도 하다.
대한육견협회 고문이자 한국식품영양학회장인 충청대 안용근 교수는 2002년 서울에서 개고기 가공식품 및 화장품 발표회를 갖고 2003년 충남 서천에서는 보신탕 축제를 열어 개고기 식용 반대 단체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우리의 ‘한류(韓流)’가 최근 아이돌 그룹을 앞세워 파리와 런던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마당에 우리의 식용문화인 보신탕을 지나치게 비하시키는 것엔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만약 우리가 문화 선진국으로 세계 속에 뚜렷한 위상을 인정받고 있는데도 과연 개고기 식용을 ‘야만’이라고 일방적으로 매도하겠는가, 라는 점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 볼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