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지사가 춘향전과 관련한 비속어 발언이 논란이다. 김 지사는 지난 22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표준협회 초청 최고경영자 조찬 강연에서 우리나라 역사에 나타난 부정부패한 관리들을 예로 들면서 “춘향전이 뭡니까? 변 사또가 춘향이 따 먹으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어이없고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네티즌들은 “경기지사로 유력한 대권 후보로 꼽히는 사람이 ‘따 먹는다’는 저속한 표현이 대체 뭐냐. 아무리 예를 든다고 해도 이건 도무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발언이다”고 비난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해 11월 서울대 특강에서도 ‘소녀시대’를 두고 ‘쭉쭉빵빵’이라는 표현을 써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해 영국 총선을 일주일 가량 앞두고 집권당인 노동당의 고든 브라운 총리가 말실수로 곤욕을 치렀다. 무선 마이크를 끼고 있다는 걸 깜빡 잊고 한 여성 유권자에 대해 막말을 한 게 화근이었다. “정말 끔찍했어. 웃기지도 않아. 전에는 노동당원이었다나. 말도 안 돼.” 브라운 총리의 발언은 그대로 방송을 탔다. 그 후 모든 일정을 취소한 브라운 총리는 그 여성의 집으로 직접 찾아가 사과를 했다. 하지만 그가 뱉은 말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고, 노동당에게는 대형 악재가 됐다. 그리고 실시된 영국 총선 결과 보수당에 제 1당 자리를 내주고 결국 브라운은 총리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김 지사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민주당 경기도당은 논평을 내고 “비속어를 여과 없이 사용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경기도민을 부끄럽게 하지 말라”며 김 지사를 공격했다. “김 지사 눈에는 권력에 핍박받는 춘향이가 ‘따먹을’ 먹거리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 것인가. 대단히 불쾌한 성비하 발언”이라는 것이다. 이에 김 지사 측은 “청중에게 유머를 한다는 것이 말실수가 됐다”고 해명했다.
사실 정치인들의 막말이 도를 넘은 지는 이미 오래됐고, 일일이 열거할 수조차 없을 정도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가 활성화되면서 정치인들이 일반인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대신 막말 관련 논란도 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밸은 말은 돌이킬 수가 없다. 따라서 공인의 자리에 있는 이상 자신의 발언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 인식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입은 재앙의 문이요,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라고 했다. /이해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