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7 (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창룡문] 신라면 블랙

학교앞 문방구에서 불량식품을 없애겠다고 행정당국이나 교육부서에서는 말버릇 처럼 말해 왔지만 문방구만 들렸다 나오면 혓바닥이 빨갛게 물들고 손에는 이름모를 먹거리가 들려있다. 좀처럼 학교앞 불량식품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업주들 못지않게 당국의 책임이 크다.

불량식품 못지않게 어린이 건강을 해치는 것은 인스턴트 식품이다. 인스턴트 식품은 몸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폐해는 어른들에게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인스턴트 식품의 대명사 라면 얘기다. 싼 가격에 서민이 즐겨 찾는 라면에는 입맛을 내기 위해 나트륨 등의 함량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라면 소비량은 가히 폭발적이다. 1963년 우리나라에 처음 10원짜리 삼양라면이 선보였다. 한국전쟁 이후 먹을 것이 부족하여 미국으로부터 밀가루를 원조받아 그 밀가루로 라면을 만들었다.

정부는 쌀이 턱없이 부족하니 국민의 배고픔을 달래려고 연예인을 앞세워 ‘라면 먹기 캠페인’을 권장하기도 했다.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무려 80개로 당당하게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연간 총 36억 개로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라면시장이 성장한 것이다.

올봄 느낫없이 몸에 좋다는 라면이 기존 라면의 명성을 얻고 새로 출시됐다. 이름하여 ‘신라면 블랙’. 이라면을 출시한 (주)농심은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이 그대로 담겨 있다’, ‘가장 이상적인 영양균형을 갖춘 제품’, ‘완전식품에 가까운 식품’이라고 선전했다.

소비자들은 이라면은 맘껏 먹어도 몸에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다가왔다. 그렇게 해서 신라면 블랙은 출시 두달만에 16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자 공정거래위원회는 허위ㆍ과장 표시와 광고를 했다고 결정, 시정명령과 함께 1억5천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과 관련, 공정위는 영양소별로 살펴본 결과 신라면 블랙 한 개의 영양가는 설렁탕 한 그릇과 비교할 때 탄수화물 78%, 단백질 72%, 철분 4%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또 공정위는 비만과 관련된 지방은 신라면 블랙이 설렁탕에 비해 3.3배이고, 고혈압ㆍ뇌졸중ㆍ심근경색 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나트륨 함유량도 1.2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쯤되고 보면 소비자가 농락당한 느낌이다. 왜 관계당국은 사전에 막지 못했는가 의문이다. /안병현 논설실장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