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에서 휴대전화로 인한 불미스런 일들이 도를 넘어 사회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학생들이 수업 중에 일어난 일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인터넷 생중계’를 하는가 하면, 꾸짖는 교사에게 휴대전화를 들이대며 “동영상을 찍어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한다.
최근 남양주의 한 고교 교사가 학생에게 ‘5초간 엎드려뻗쳐’ 등을 시켰다가 ‘학생인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일도 휴대전화에서 비롯됐다.
울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지난 4월에 발생한 교사 폭행 사건도 수업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압수당한 학생이 일으킨 일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선생님 놀리기’를 검색하면 동영상 10여개가 뜬다. 학생들이 찍어서 올린 것이다. 이달 초 인천의 한 중학교에선 2학년 남학생이 수업 중인 여성 교사의 치마 아래를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찍어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렸다. 교사는 큰 충격을 받았고, 학교는 학생에게 전학을 권고했다.
영국은 휴대전화가 교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대로 찍어서 인터넷에 마구잡이로 올리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자 지난해 7월 수업에 방해된다면 교사가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표했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이지메(집단따돌림)나 청소년 성매매가 급증해 사회문제가 된 일본도 학생들의 휴대전화 소지를 제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시카와(石川)현 의회는 2009년 초·중학생의 휴대전화 소지를 규제하는 조례를 통과시켜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같은 해 일본 문부과학성도 학생의 교내 휴대전화 소지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지침을 교육위원회에 내려 보냈다. 미국 시카고의 배링턴 시 교육청은 지난해 11월 교사와 학생 간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포함한 소셜 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전남 장성고는 대학 입시를 앞둔 중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선망의 대상으로 꼽히는 ‘전국구’ 명문고로 이름이 높다.
인문계 고교로는 장성고가 유일한 장성군은 지난해 수능에서 모든 영역의 점수가 전국 시·군·구 가운데 1위였다. 이 학교 설립자인 반상진 광주 반이비인후과 원장은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없앴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모든 시간과 정열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으로 자신도 휴대전화가 없는 것은 물론이다.
학생들의 학교 내 휴대전화 사용이 문제가 되자 대전시교육청은 학생들이 교내에서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소지하거나 사용하는 것을 금지키로 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