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El Nino)’는 원래 19세기 페루 어부들이 해마다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적도 부근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따뜻한 바닷물을 지칭하던 명칭이었다.
엘리뇨는 스페인어로 ‘남자아이’, 또는 ‘아기예수’라는 뜻으로 남아메리카 열대지방의 서해안을 따라 흐르는 바닷물이 유난히 따뜻해지는 이례적인 현상을 말한다.
엘리뇨와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주변보다 낮은 상태로 일정기간 지속되는 현상을 ‘라니냐(La Nina,여자아이)라고 한다.
라니냐는 엘니뇨가 시작되기 전이나 끝난 뒤에 찾아오는 경향이 있다. 엘니뇨가 기온 상승을 불러 폭우와 가뭄 등의 이상 기온 현상을 일으킨다면 라니냐는 기온 하강을 불러 해당 지역마다 반대의 기온 현상을 일으킨다.
미국 미주리 주에서는 지난 4월 한 달 동안에 토네이도가 600여차례 발생했다. 조플린 시에서만 138명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기록적인 폭우로 미주리 강이 범람하며 최근까지도 물난리가 계속되고 있다. 호주에선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내린 폭우로 독일과 프랑스를 합친 면적에 해당하는 지역이 침수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우리나라에 때 아닌 태풍이 찾아왔다. 올해 5번째로 발생한 태풍 메아리는 6월 태풍으로는 이례적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다. 6월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한 것은 1963년 6월 부산에 상륙한 셜리 이후 48년 만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말한다. “당신이 홍수로 피해를 보지 않았다면, 폭염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라고. 이들의 말처럼 지구촌 곳곳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한 난민수는 2009년 1천700만명에서 2010년 4천200만 명으로 급증했다.
이상기후가 ‘이상(異常)’이 아닌 일상(日常)이 된 지도 10년이 넘었다. 기상학자들은 자연재해를 불러오는 극단적 기후의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를 꼽고 있다. 온난화 효과로 대기 중 습기가 증가함에 따라 엘니뇨와 라니냐가 더 심해진다는 설명이다.
‘라나다(La Nada)’란 새로운 기후현상도 등장했다. ‘라나다’란 ‘공백(空白)’을 의미한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라니냐가 올 1월 갑자기 사라졌지만 엘리뇨가 뒤따라 나타나지 않은 현상을 가리킨다.
미 항공우주국(NASA)는 올초부터 이어진 폭설, 토네이도, 홍수 등 이상기후 원인으로 ’라나다’를 꼽았다. 차가운 제트기류가 하강하는 것을 억제해온 라니냐와 엘니뇨가 사라지면서 이상기후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해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