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이 7일 새벽(한국시간)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됐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이룬 쾌거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3대 주요 스포츠 대회를 모두 개최하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세계 3대 주요 스포츠대회는 동·하계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대회다. 이번에 평창이 얻은 63표는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최다 득표수다. 하계올림픽 최다득표 기록은 서울이 가지고 있다. 평창은 지난 두 차례의 개최지 투표에서 모두 역전패를 당한 바가 있어 이번 승리는 더욱 값지다. 평창이 처음으로 나선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는 평창을 포함한 세계 8개 도시가 경쟁에 나섰다.
IOC 총회가 열렸던 2003년 7월 평창은 1차 투표에서 51표를 얻어, 캐나다의 밴쿠버를 11표 차로 압도했다.
하지만 결선 투표에서 유럽 국가들의 결집을 막지 못해 3표 차로 밴쿠버에 패하고 만다. 다시 도전한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도 유럽세의 벽은 높았다. 2007년 7월 과테말라에서는 IOC 총회에서 러시아의 소치에 개최권을 내주며 평창은 또 한 차례 좌절을 맛본다. 이때도 1차 투표에서 소치에 2표 차로 앞서고도 유럽세의 결집으로 결선투표에서 4표차로 역전당하며 평창은 또 한 번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효석의 단편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이기도 한 평창은 빼어난 산세를 자랑한다. 태백산맥을 동쪽으로 두고 서남쪽으로 뻗은 차령산맥 사이에 위치한 평창은 ‘Happy 700’의 고장이다.
북쪽으로는 오대산, 계방산, 두루봉, 가리왕산이 솟아있고, 서쪽으로 태기산, 백덕산 능선으로 둘러싸인 평창의 평균 해발은 700m다. 평창의 BI(Brand Identity)이기도 한 ‘Happy 700'은 해발 700m가 가장 행복한 고도라는 의미다. 이렇듯 평창은 ‘자연, 건강, 장수’의 최적지로 전원생황을 꿈꾸는 도시인들의 이상향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평창은 까마귀와 관련이 깊은 듯하다. 고구려시대 욱오현(郁烏縣) 또는 우오현(于烏縣)으로 불리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면서 백오현(白烏縣)으로 바뀌는데, 까마귀는 드라마 ‘주몽’에서 문장(紋章)으로 쓰여 익히 알려진 삼족오(三足烏)와 같이 상서로운 새로 볼 수가 있다.
‘3’은 우리에게 길한 숫자다. 그렇다면 이번에 평창이 ‘삼 세 번 만에’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것도 혹시 옛 지명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해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