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서 취업을 눈앞에 두고 있는 학생 뿐 아니라 우리 중소기업들에게 중소기업 인력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고자 합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실업률은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인력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들의 갈증은 전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경영상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조언해 주는 중소기업중앙회 종합상담실이 2010년 상반기 상담실적을 집계한 결과 일반 경영문제 가운데 절반가량이 인력에 대한 문의 였습니다.
중소기업들은 인력과 자금 문제에 가장 큰 애로를 겪고 인력이 부족해 제품개발이나 생산을 제때 하지 못하는 것이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그럼 실업자는 넘쳐나는데 중소기업은 사람 구하기가 어려운, 언뜻 납득하기 어려운 이러한 현상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구직자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기대하는 임금과 현실에서 받는 임금의 격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또한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대기업 근로자에 비해 능력개발 기회도 크게 부족한 것이 현실이며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학력중시 풍조도 큰 문제입니다.
고졸 출신으로 중소기업에 입사해 잘 다니다가 대학에 들어간다고 회사를 그만두는 사례도 꽤 있습니다.
또한 대학생이나 주변인들의 잘못된 선입견이 중소기업에 구인난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한 중소기업 사장님의 지적처럼 ‘올바른 직업관’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한 과제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에는 중소기업만의 매력이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장점을 잘 표현한 계구우후(鷄口牛後)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이 말은 사기(史記)의 소진전(蘇秦傳)에 나오는 “寧爲鷄口 勿爲牛後(계구(鷄口)가 될지언정 우후(牛後)는 되지 말라)”에서 유래된 된 것 인데 큰 조직의 말석을 차지하기보다 작은 조직의 우두머리가 되는 편이 낫다는 뜻입니다.
우리 속담에는 이를 “소꼬리 보다는 닭 머리가 낳다”고 합니다.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을 소의 꼬리에, 중소기업에 들어가는 것을 닭 머리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꼬리는 물론 요즈음 값이 비싼 부위지만 실제로 하는 역할은 소의 부끄러운 곳을 가려주고 파리를 쫓는 것이 고작입니다.
닭 머리는 비록 작지만 닭의 가장 중요한 각종 기관이 모여 있습니다. 모든 것을 컨트롤(Control)하는 뇌가 있으며, 눈, 귀, 코, 가장 중요한 입이 있습니다. 이렇듯 중소기업에 가면 조직이 적으니 아무래도 대기업 보다는 맡는 일의 범위가 넓어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한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에서는 전문화된 일만 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기업 흐름을 읽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면 중소기업에서는 제품 생산과 판매, 운영 등 전체적인 회사업무를 관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기업경영의 전 과정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창업과 경영 전반에 대한 노하우를 쉽게 축적할 수 있습니다.
고속승진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입니다. 대기업은 입사 후 과장까지 진급하는데 평균 7~8년이 걸리는 데 비해 중소기업은 개인의 능력에 따라 4~5년이면 가능합니다. 직급은 다른 기업으로 옮길 때 하나의 잣대로 활용되기 때문에 연봉협상 등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근무환경이 좋고 들어가기 어려운 기업에 도전하려는 정신도 중요하지만, 지금처럼 취업난이 심각할 때에는 중소기업의 장점 및 특성을 정확히 인식해 직업관을 정립하고 중소기업에 취업해 그 속에서 본인의 비젼을 살리는 미래의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할 것입니다.
중소기업에 입사해서 은이다운 도전정신으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는 것, 어느 것이 더 미래지향적인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김진형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