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은 몹시 불편한 일이다.사적인 영역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우리나라라 어려움이 더 큰 것이리라. 하지만, 주민의 피땀이 섞인 세비를 쓰는데 있어서, 깊게 고민해야하는 것은 분명한 일이다.
이런 맥락에서 의원들의 해외연수를 바라보는 시각은 비교적 곱지 않은 듯하다.
심지어 무조건 관광성으로 바라보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이런 현상에 있어 설득력 있게 다가서기 위해서는 서로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전국의 여성의원 10여명이 모여, 모범적인 연수를 만들자고 결의했다.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이하 전여네)의 공동대표인 문영미의원을 주축으로, 공무원이 준비를 하는 관례를 깨고, 의원들이 직접 계획하고, 세미나를 주최했다.여성과 아동정책의 모범 사례인 마더센터, 통일 독일을 통해 우리가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배우는일, 자발적인 시민의 정치 참여를 위한 주민참여예산제, 기본적인 삶의 토대인 의료제도, 노인요양보험제도, 교육제도, 보육정책, 환경정책과 천년의 지방자치를 자랑하는 독일의 지방자치제도 등등..10박 12일의 연수는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여는 열쇠를 쥐어주었다.
민소득 2만불시대,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당신은 행복한가?밥 굶는 사람은 없고,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사는 것이 점점 힘들어 진다고 하소연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인다.왜 그럴까? 내 집을 갖기 위해 젊음을 묶어놓는 사회, 교육시킬 생각하면 답답해져서 아이 낳기가 버거운 사회, 비급여가 판을 쳐서 병원가기가 무서운 사회, 돈 없이 늙기가 두려운 사회... 살아가는 것이 빡빡하고, 순간순간 힘겹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의 공통된 의견일 것이다.
독일사회를 보면서, 부러움이 앞서는 것은 뒤로하고, 왜 우리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정책을 채택하지 못하고, 서로 경쟁하고 짓밟고 일어서야하는 사회로 만들어 왔을까하는 원망이 생겼다. 그곳은 인간으로 태어나서 살기위한, 기본적인 물적 토대가 안정되었고, 상식이 통하고, 탄탄한 행정체계가 뒷받침이 되는 곳이었다.
나치즘으로 집단적 광기를 발휘했던 역사를 철저히 반성하기 위해, 연방의회 주위에 만들어 놓은 무수히 많은 학살된 유태인의 비석을 보면서, 망월동을 떠올렸다.오월의 영령을 위로하기 위해 우리는 충분한 반성의 절차를 밟고 있는가?
독일에서는 ‘하이, 히틀러!’ 란 말은 체포 될 수 정도로 민감한 문장이다.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간 독일은 안정적이고, 공무원의 비리가 일상적이지 않으며, 정치인은 존중받는다. 우리의 정치인은 어떠한가?
일 년간의 의정활동은 한국사회를 뼈저리게 배워가는 시간이었다.사회구성원들의 합의가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뤄지고, 개인의 이익보다 사회 전체를 위한 이익을 위해 마음이 모아지고, 정치인이 적절한 절차를 통해 결정하고, 행정이 제대로 집행을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면, 정치인으로서 1년의 활동이 이렇게 혼돈스럽지는 않았을 것만 같다.
독일의 사회를 통해 우리를 비춰보고, 실마리를 움켜쥐었으면 한다.
/박윤주 인천 동구 구의원·민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