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6년 3월 조선조 제22대 왕으로 즉위한 정조가 비운에 돌아가신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1789년에 수원부 화산(현 화성시 태안읍)으로 옮기고 지극한 효성으로 이곳을 자주 참배했다. 참배시 행해진 왕의 행렬은 수원시가 매년 치러지는 화성문화제 행사에서 재연하고 있다.
모두 13차례 화산 능행차중 가장 대규모로 시행된 1795년 2월 능행차를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의 반차도 그림에 나타난 사람이 1천505명, 말이 516필이다. 그림에 생략된 사람과 본 행사에 동원된 전체인원은 사람이 5천661명, 말이 1천417필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975년은 어머니 혜경궁홍씨가 태어난지 60년이 되는 해이며 정조가 즉위한지 20년이 되는 경사스런 해였으며 이해에는 수원행궁에서 혜경궁홍씨 회갑연, 노인잔치, 과거시험 등이 치러졌다.
수원시는 이 행렬을 세계최대의 가두 퍼레이드로 발전시키기 위해 세계문하유산인 화성축성 2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96년부터 매년 정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정조대왕의 효심을 배우려고 전국에서 모인 청소년 250명이 24일 서울 창덕궁을 출발해 화성 융건릉에서 참배하는 정조의 능행차길 62㎞ 순례에 올랐다.
순례단은 25일 과천 행궁을 지나 화성 장안문, 팔달문 등을 거쳐 수원에 도착한 뒤 26일 화성 융건릉을 참배할 예정이다.
또 정조가 능행차 때 모친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과 양노연을 열고 수원 주민들에게 쌀을 나눠주었던 행궁에서 정조의 효심과 위민 정신을 되새긴 뒤 해산한다.
올해 제8회 정조대왕 능행차길 순례체험에는 전국의 각급학교 학생 710명이 참가를 신청, 이중 수원지역에서 130명과 나머지 지역에서 120명 등 250명이 선발됐다. 정조는 총 13차례에 걸쳐 화산 능행차를 했으며 이번 순례단은 정조가 6번 능행길로 이용한 과천현(지금의 과천시) 능행차길을 순례한다.
능행차길 총 62㎞ 거리는 청소년들에게는 짧은 거리가 아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요즈음 가뜩이나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로 견디기 힘들다.
무사히 대장정을 마쳤으면 하는 바램이다.
/안병현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