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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초(超)열대야

‘열대야(熱帶夜)’를 굳이 영어로 옮기자면 ‘트로피컬 나이트(tropical nignt)’로 바꿀 수 있겠지만 영미문화권에서는 ‘열대의 밤’이란 일반적인 뜻으로 쓰인다. 이 ‘열대야’란 말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주로 쓰이는 용어다.

밤사이의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을 뜻하는 용어로 여기서 밤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 까지를 말한다. 여름철 흔히 쓰이는 ‘열대야’라는 말은 일본의 기상수필가 구라시마 아쓰시(倉嶋厚)의 글에 나온 표현이 퍼진 것이다. 그는 최근 ‘초(超)열대야’라는 말까지 만들어냈다. 최저기온이 섭씨 30도가 넘는 밤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열대야는 장마가 끝난 후 온도가 높고 습기가 많아서 북태평양고기압이 발달했을 때, 낮에 가열된 땅이 밤에 식지 않아 나타나게 된다. 특히 농촌보다 도시지역에서 더 자주 나타나는데 이유는 도시의 기온이 주변의 교외지역보다 더 높이 올라가는 ‘열섬현상’이 열대야를 부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열대야는 194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연간 10일 이상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던 해는 1994년 여름이다. 당시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8.4도, 대구는 39.4도까지 올라갔다.

그런 만큼 열대야도 심해서 그해 서울은 7월 초순인, 6일부터 시작한 열대야가 34일 동안 이어졌다. 대구에서도 17일 동안 이어졌을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10여일 넘게 지속된 곳이 적지 않았다.

인간이 수면을 취하기에 제일 적절한 온도는 섭씨 18도에서 20도 사이다, 습도는 50-60% 수준일 때 가장 쾌적하게 잠들 수 있다.

따라서 무덥고 습한 열대야 속에서는 잠을 설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열대야로 잠을 못 이룬다고 하지만 의외로 열대의 적도 지방은 별로 덥지 않다. 비가 오지 않는 건기(乾期)에는 밤이면 쌀쌀해 긴 옷을 꺼내 입는 경우도 있다.

계절의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우리나라의 여름은 아열대 기후를 무색케 할 정도로 우기(雨期)와 폭염의 연속이다. 복중(伏中)이니 앞으로 얼마나 더울지 은근히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초열대야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해발 고도가 300m 이상인 지역에서는 새벽 열대야 현상이 없고, 800m 이상의 고산지대는 저녁 열대야가 한 번도 관측되지 않았다고 한다. 피서지 선택에 참고할만한 여행 팁(tip)이다.

/이해덕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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