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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상 각오할 정도로 중요한 일은 없다

 

다쳐서 까지 해야 할 만큼 중요한 가치 있는 일은 없다.

얼마 전 일산의 한 대형마트 지하 작업실에서 작업하던 근로자 4명이 한꺼번에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더욱이 젊은 청년 아르바이트생의 죽음은 우리를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힘들고 고된 일을 마다않고 땀 흘려 일하던 젊은 청년이기에 더욱 그렇다. 왜 우리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안타까운 일을 그것도 생명을 잃는 일에 둔해져 있는가? 작업현장에서 관리자들이 조금만 안전에 대한 주의와 관심만 있어도 얼마든지 일어나지 않아도 될 일들이지 않은가?

산업안전보건 분야에 20여 년간 몸 담아 오면서 정말 안타까운 순간들에 대한 사고뉴스를 접할 때마다 언제까지 이런 일이 계속되어야 하는지 참담한 생각이 든다. 산업현장에서 안전교육을 담당하고 사람으로서 교육현장에서 강의 때마다 우리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과 세계적으로 드높아진 위상에 뿌듯해 하고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하다가도, 안전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할 때면 가슴이 조금 움츠러드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평창동계 올림픽 유치로 국가적 이미지가 선진국수준으로 볼 때 열 손가락 안으로 든다고 기쁨을 감출 수 없지만, 정작 안전수준은 OECD국가 중 거의 최하위 수준에 있는 이 현실에 답답할 뿐이다. 언제까지 ‘안전 불감증’ 이란 말로 그때그때 위기를 모면할 것인가 !

차라리 ‘안전 기피증’이 맞지 않겠는가?

며칠 전 사고는 벌써 우리 뇌리에서 잊혔을 것이다. 예전부터 쭉 그래왔듯이…….

여름철 특히 요즘과 같은 장마철에는 밀폐공간에서의 질식사고가 해마다 많이 발생하고 있어서 다각적인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또 언제 어디서 유사한 사고가 또 터질지 모를 일이다. 지하에 있는 저장시설, 저장탱크 또는 정화조 내부, 쓰레기 하치장 등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들은 생계가 다소 어려운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사회적 배려 차원에서도 이들과 같이 위험한 장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철저한 예방대책과 사전교육이 필요하다. 최근 안전 교육 시는 물론 근로자들에게 밀폐공간작업에서의 안전수칙을 몇 번씩 강조하고 있다. 밀폐공간작업 질식사고의 특성을 살펴보면 두 서너 명이 동시에 사망하는 예가 흔하다는 것이다. 수치적으로 살펴보면 일본의 경우 밀폐공간 질식사고 1건당 0.67명이 사망한데 비해 우리나라는 1건당 1.34명이 사망한다.

그 이유는 1차사고 발생 후 사고자를 구하러 들어갈 때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구하러 들어간 사람도 위험에 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업 시작 전에 작업현장에 대한 산소농도를 반드시 측정하고 환기를 시킨 다음에 작업에 임하도록 당부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작업자들한테 일을 시킨 현장 책임자한테 “먼저 작업현장에 들어갔다 나오세요.” 라고 억지 주문을 해보라 해서 폭소를 터뜨리곤 한다.

“안 나오면 작업하지 마세요!”라고…….

물론 작업 현장에서의 안전은 무엇보다도 각 개인이 스스로 안전을 챙기면 될 일이 아닐까?

우리에게는 스스로 안전을 챙기고 돌보는 것이 습관화 되어있지 않는 것 같다. 우리 공단에서 펼치고 있는 안전에 대한 슬로건 중에 하나가 『위험을 보는 것이 안전의 시작이다』라는 글이다. 되새겨볼 수록 의미심장하고 우리 사회 각 주체들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 스스로에게도 시사 하는바가 크다 할 수 있다. 우리 주의에 조금만 눈을 돌려 안전에 대한 시각으로 보면 고치고, 바꾸고, 다시 만들고, 다시 시작해야 할 것 들이 많을 것이다.

안전에 대한 우리들의 사고도 이제는 획기적으로 바꿔야 할 때이다. 정년퇴임을 하신 어느 선배님이 사업장에 나가시면 평소 하시던 말씀을 나도 요즈음 교육을 나가면 자주 한다.

“여러분의 작업장 또는 현장에서 여러분의 몸(신체)을 다쳐서 까지 해야 할 만큼 중요한 가치가 있는 일은 없습니다”라고…….

작업 현장뿐 아니고 우리 일상생활 모든 분야에서 安全이 다시 한 번 조명되기를 바란다.

고귀한 生命은 하나뿐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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