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서울이 이렇게 초토화 될줄은 몰랐다. 자연재해 앞에 인간은 속수무책이라고는 하지만 물폭탄이 휩쓸고 지나간 서울의 모습은 참혹하리만치 무서운 충격 그자체였다. 대책없이 퍼붓는 물폭탄을 경험한 것은 최근 수년전부터다. 심상치 않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자연이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 메세지로 보아야 할 것이다.
포천지역 3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6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파주시 탄현면 금산리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유리패널 공장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공장 안에 있던 직원 3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해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기록적인 폭우는 우리에게 산사태라는 또다른 공포를 가져다 주고 있다.
춘천 펜션에서 사고를 당한 대학생들은 대학 내 발명동아리 회원들로서 초등학생 대상의 과학체험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가 변을 당했다고 한다. 그냥 천재지변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울 방배동 전원마을의 산사태도 무심히 봐 넘기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26~28일 최고 600㎜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지며 경기와 강원지역에서 모두 32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ㆍ재산피해가 잇따랐다. 경기 중북부지역과 강원 영서지역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29일 오전까지 15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기습적 폭우였다고 하지만 대한민국 수도 서울 서울 광화문, 강남 등 도심의 교차로와 주택가 일부가 물바다로 변한 것도 ‘꼭 그럴 수 밖에 없었나’ 하는 의구심을 남긴다. 불어난 빗물이 미처 하수도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차도와 인도로 역류해 생긴 ‘물난리’였다고 하니 서울의 부끄러운 ‘치부’를 드러낸 꼴이다. 수도 서울을 물바다로 만든 하룻밤의 집중호우에서 감춰져 있던 우리 후진성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하다.
어떤 나라이든 자연재해와 안전사고를 완전히 피해갈 수는 없다. 특히 태풍, 지진 같은 자연재해는 사회적 인프라가 발달된 선진국에도 큰 피해를 안겨 준다. 하지만 천재지변이 났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당연히 인간의 몫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집중오후는 우리의 자연재해 대비가 극도로 취약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줬다. 국민의 생활안전 제고와 관련 사회 시스템의 확충에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한다.
그래야 후진적 안전관리와 후진적 안전사고가 꼬리를 무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물폭탄에 대응할 수 있는 수방대책을 다시세워야할 시점이다. 자연을 거스르는 행위도 제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