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살던 고향을 떠올리면 마음의 푸근함과 정, 그리움이 물씬 생각난다. 여름방학이면 아이들과 함께 농촌에서 시골의 넉넉함을 느꼈던 기억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저녁 식사 후엔 앞마당 평상에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모깃불을 피워놓고 여름과일인 수박이나 복숭아를 한 광주리 씻어 놓고 먹으며 순서 없는 재미있는 옛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웠던 아련함도 떠오른다. 넉넉한 고향인심에 손수 농사지은 과일을 양껏 내놓으신 할머니, 할아버지 덕분에 아이들은 과일을 원 없이 먹곤 했다.
그렇게 고향을 한번 다녀오면 한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는 힘이 충전되는 듯 했었다.
이제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불볕더위에 몸과 마음이 지칠 시기다. 밤에는 열대야로 밤잠을 이루기 힘들어지고 건강관리에도 특별히 신경이 쓰인다.
그렇다면 올 여름 우리 가족들 건강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 여름방학이면 찾던 우리네 고향을 떠올리며 저녁마다 가족을 위해 여름과일을 챙겨보자.
여름과일은 수분함량이 많아 더위에 지친 우리 몸에 수분을 보충해 주고 또한 갈증을 해소해 주는데 큰 도움을 준다. 수박이나 복숭아, 자두, 포도 등 한여름에 먹는 제철 과일은 그 무엇보다도 우리 몸에 큰 보약이 될 것이다.
또 새콤달콤한 맛은 더위로 잃어버린 식욕을 돋우고, 칼로리가 낮은 반면 섬유질이 풍부해 다이어트와 변비 해소에 좋다. 더불어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항균·항암 작용을 하는 플라보노이드, 항산화 효과가 탁월한 라이코펜까지 다량 함유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각종 유기산 덕분에 여름과일의 대명사 수박은 수분함량이 90%에 달해 여름철 갈증해소에 으뜸이며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는 수분 보충용으로 제격이다.
또한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도 좋으며 혈압을 낮추는데 도움을 주는 칼륨성분이 풍부한 과일 중 하나다. 수박을 먹은 후에는 껍질을 버리지 말고 잘게 썰어 자외선에 많이 노출된 피부를 진정시키는데 사용하면 1석 2조의 효과까지 볼 수 있다.
신선이 먹는 과일이라 불리는 복숭아도 피부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주고 멜라닌 색소의 형성을 막아 피부미백에 효과가 있다. 단맛이 강하게 느껴지나 실제 당분은 10% 정도여서 부담 없이 먹어도 된다.
여름철 즐겨먹는 또 하나의 과일은 바로 자두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자두는 갈증을 멎게 하고 자두나무 잎을 삶은 물은 여름철 땀띠 치료에 효력이 있다고 전해진다.
포도는 다른 과일보다 건강기능성이 우수해 만 가지의 매력을 가진 과일이라 불린다. 포도에 함유된 당분은 피로회복에 좋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기에 쉽게 지치고 피곤해지는 여름에 안성맞춤인 과일이다.
특히 포도는 빈혈에도 효과가 있으며 바이러스 활동을 억제해 충치 예방작용도 하고 레스베라트롤이라는 항암성분이 있어 암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이러한 제철과일 외에도 여름철 건강관리를 위해 토종약초로 만든 한방차를 준비해 보자.
황기나 맥문동을 이용해 한방차를 만들어 마시면 여름철 지친 기운도 회복되고 피부의 혈액순환이 왕성해질 뿐만 아니라 인체의 수분대사가 원활해진다. 좀더 빠르고 간편하게 과일의 좋은 영양분을 섭취하려면 두세 가지를 섞어 주스로 마시는 것도 좋다. 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도 여름철 체력관리에 효과적이다.
건강하게 여름을 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식사를 제때 잘 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여기에 여름 제철 과일을 먹으며 수분을 보충해주고 또 덥다고 찬 음식만을 즐겨먹지 말고 우리 토종약초로 만든 따뜻한 한방차를 가까이에 두고 즐겨 마신다면 올 여름 건강도 문제없을 것이다.
/김영구 농진청 원예특작과학원 기획조정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