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강화군이 문화재 발굴과 연구를 위한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설립을 문화체육관광부에 공식 건의한 것을 비롯 관내 문화유산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및 관리를 위해 적극 나선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강화군은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관내에 산재한 문화유산을 관리하는 전문 기관이 없는 현실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지난달 29일 국가 차원의 연구기관 설립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앞서 안덕수 강화군수는 지난달 25일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문화재청 산하 연구기관인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를 설립해 강화문화권 유적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국립 연구소 설립 추진을 요청한 바 있다.
인천시도 39년간 고려 왕조의 수도였던 강화도의 역사문화를 연구할 고려강화역사문화재단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시는 내년 상반기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오는 2018년까지 기금 300억원을 조성해 재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재단 설립으로 강화군 전역을 대상으로 고려시대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인천시는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에 충남도가 도내에 산재한 우수 관광자원을 경쟁력 있는 관광상품으로 집중 육성키로 하고 해당자원 발굴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소식이다. 도는 도내 관광자원 가운데 관광객들로부터 관심을 끌만한 자원을 조사 발굴해 오는 10일까지 제출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16개 시ㆍ군에 보냈다고 3일 밝혔다. 조사대상은 도내 관광자원 가운데 ▲국내·세계 최고(最高) ▲국내·세계 최고(最古) ▲국내·세계 최대 ▲국내·세계 최장 ▲국내·세계 유일 ▲기타 특이한 자원 등으로 도는 보령 대천해수욕장(동양 유일 패각 모래사장)과 예산 수덕사 대웅전(현존 국내 목조건물 중 最古),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일명 은진미륵·고려시대 최대 석불 입상) 등을 예로 제시하고 있다. 충남도는 시·군으로부터 접수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자원을 발굴, 정리해 단행본으로 출간하고 전시회도 가질 계획이리고 한다. 특히 해당 자원에 역사적인 이야기를 입히는 등 경쟁력 있는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관광객 유치에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다.
문화유산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옛 것은 낡은 것’이라는 왜곡된 인식으로 인해 문화유산의 가치가 제대로 된 대접을 못 받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한 때 유행처럼 번졌던 문화유산 답사 열기도 이젠 시들해졌다. 문화재에 대한 관심은 외규장각 도서 반환과 같은 뉴스를 통해서나 가끔씩 화제 삼을 정도다.
이래 가지고서야 문화시민을 운운한다는 것은 가당치가 않다. 내 나라 내 땅과 이 땅에 깃든 문화를 이해하고 소중히 간직하기 위해서라도 강화군과 같은 문화유산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체계적인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