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귀갓길, 시각장애인 수아(김하늘)는 택시인 줄 알고 탑승한 차에서 갑자기 ‘쿵’하는 소리가 들리고, 남자는 동물을 치었다며 수아를 다시 차에 태우려 한다.
무언가 석연치 않다고 여기던 수아는 경찰대 출신답게 놀라운 격투 솜씨로 남자를 물리치고, 누군가 뺑소니를 했다며 경찰에 신고한다.
그러던 중 연속적인 여대생 실종사건과 뺑소니 사고, 두 사건의 피해자가 동일인물로 밝혀지면서 경찰은 사건의 첫 목격자로 당시 사건의 정황들을 세밀히 묘사하는 수아를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수아와 달리 사건의 현장을 두 눈으로 목격한 기섭(유승호)이 등장, 수아와는 상반된 진술을 펼치면서 수사는 점점 다른 국면에 처하게 된다.
영화 ‘블라인드’는 시각장애인 수아와 뺑소니 사고의 또 다른 목격자인 기섭, 이들의 제보로 범인의 뒤를 쫓는 형사 조희봉(조희봉), 범인 명진(양영조) 등으로 인물을 최소화하면서 사건에 집중한다.
시각장애인이 사건의 목격자가 된 것에서 오는 긴박감뿐 아니라 안내견 슬기, 기섭 등의 등장 인물들과 교류하며 그녀가 느끼고, 변해가는 감정선을 주요한 요소로 배치했다.
수아와 슬기의 유대감은 영화 속 따뜻한 심장을 담당하고 기섭과 수아도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는 관계를 만들어 영화에 온기를 부여한다. 이와 동시에 이들이 서로의 감각이 돼 주는 순간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부여함으로써 영화의 스릴을 놓치지 않는다.
또 전체적으로 영화는 시각장애인 목격자 수아가 범죄를 해결해 가는 과정 속에서 그녀가 가진 상처와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도 면밀이 담았다. 공포영화 ‘아랑’(2006)을 연출한 안상훈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