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제15회수원화성국제연극제’가 오는 13일부터 21일까지 9일간 펼쳐진다. 수원화성국제연극제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국제연극제다. 올해로 15회를 맞는 수원화성국제연극제는 지난 1996년 수원성축성 200주년을 기념해 처음 열렸다. 화서문에서 열린 첫 행사는 3천여만원의 예산만으로 치러졌지만 국내외 문화예술계의 뜨거운 관심과 시민들의 성원 속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한 일간지의 칼럼에는 ‘수원 화성에서 살고 싶다’란 글이 실려 이 행사를 극찬하기도 했다.
다음 행사는 수원천에서 열렸다. 맑아진 수원천위에 설치된 무대와 객석에서 물속에 발을 담그고 보는 공연은 환상적이라고 해도 지나친 것이 아니었다. 이 행사는 미국 CNN에서 전 세계로 방송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수원화성국제연극제는 연무대, 장안공원, 화성행궁 광장 등에서 매년 개최돼 오고 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지 수원시민들도 잘 모르는 ‘연극인들만의 축제’가 된 듯한 느낌이다. 특히 수원연극인들이 배제된 채 서울 연극인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외면당하는 축제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들려오고 있다.
오죽하면 지난해 연극제가 끝난 뒤 열린 평가회에서 염태영 시장이 “내년에도 올해 같은 결과라면 다음해부터 아예 연극제를 하지 않겠습니다. 이왕하려면 제대로 하십시다.”라고 일갈했을까? 수원화성 국제연극제와 비교할 수 있는 연극제가 경상남도 거창군 산골마을에서 열리는 거창국제연극제다. 작은 시골지역에서 올해 23회째 열리고 있는 이 행사에는 전국에서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교통체증 현상이 일어날 정도라고 한다. 국제행사를 표방한 수원화성국제연극제는 국내 최고 야외 연극축제인 거창국제연극제의 성공을 배워야 한다.
다행히 최근 수원화성국제연극제가 환골탈태(換骨奪胎)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화성행궁 광장을 비롯해 수원일대 5곳(화성행궁 광장, 화홍문, 장안공원, KBS수원아트홀, 수원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가 보여 반갑다. 실제로 ‘시민이 즐거운 연극축제’를 만들기 위한만큼 시민, 학생, 노인, 장애인, 교사들의 공동체연극을 비롯해 시민공연워크숍 등도 준비하고 있다. 이 행사가 더욱 발전해 프랑스 아비뇽 연극제나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 남미 이베로 아메리카 연극 축제, 일본의 토가연극제처럼 같은 최고의 국제연극제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15회면 그럴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