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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전경련 50년

2년 전 서거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인 1997년 12월 30일 밤 일산 자택에서 신년 휘호로 ‘경세제민(經世濟民)’을 썼다. ‘세상을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한다’는 뜻으로 ‘서경(書經)’에 나오는 말이다. 그러나 김 당선자는 “세상을 일으키고 백성을 살린다”는 뜻으로 휘호를 썼다. 당시는 IMF로 온 나라가 시끄럽던 때로 그만큼 경제가 절실했다. 경제는 바로 이 ‘경세제민’을 줄인 말이다. 경제를 영어로는 ‘이코노미(economy)’라고 하는데 이 말은 그리스어로 집을 나타내는 ‘oikos’ 와 관리(管理)를 뜻하는 ‘nomia'을 합친 ‘oikonomia’에서 나왔다. 집안 살림을 관리한다는 뜻이다. 이 ‘이코노미’를 ‘경제’라는 말로 바꿔 부르게 된 것은 동아시아의 근대화를 주도한 일본이 서양문물을 수용하면서 부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5·16 쿠데타 직후인 1961년 8월 16일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 등 13명이 모여 만들었다. 설립 목적은 군정(軍政)에 기업인들의 뜻을 모아 외자(外資) 도입을 건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외자를 도입해 정유, 제철, 시멘트, 비료 같은 기간산업 공장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 기업인들의 생각이었다. 전경련의 출범 당시 이름은 ‘한국경제인협회’였다. ‘경제인’이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를 쓰자는 아이디어는 한학에 조예가 깊었던 고(故) 이동준 대한양회 회장이 냈다.

전경련의 초대 회장은 이병철 회장이 맡았다. 단체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대기업 경영자들이 속속 회원으로 가입했다. ‘협회’라는 명칭이 붙은 단체들까지도 회원으로 가입하자 1968년 총회를 열고 이름을 ‘전국경제인연합회’로 고쳐 오늘에 이른다. 현재는 대기업과 업종 단체 506곳과 전임 회장인 개인 명예회원 5명 등 모두 511개 법인과 개인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전경련 회장은 초대 이병철 회장부터 현 33대 허창수 GS회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13명이 자리를 거쳐 갔다.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은 13대부터 17대까지 내리 10년(1977~1987)을 지내며 최장수를 기록했다.

알프레드 마셜은 “경제학자는 냉철한 두뇌와 따뜻한 가슴을 지녀야 한다”고 했다. 물론 경제인도 예외는 아니다. ‘지천명(知天命)’을 맞은 전경련이 나이에 걸맞게 사회적 약자를 보듬을 수 있는 따뜻한 가슴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해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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