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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임용시험령 제17조에는 학력제한을 금지한다고 되어 있다. 공무원이 되는데 학력 따위는 방해가 되지 않는다. 오래전 공무원 조직이 기업조직에 비해 일의 효율측면에서 크게 뒤졌다. 단지 조직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기업의 능률을 따라잡지 못했다. 소위 말하는 인재들은 기업을 선호한 것이 사실이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할 일 없이 빈둥거리면 으레히 듣는 말이 “공무원이나 해라”라는 말이었다. 응시원서를 제출하고 적당히 시험을 보면 공무원이 되는게 크게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1997년 말 IMF 경제위기가 우리나라를 엄습하기 시작하던 그 무렵부터 공무원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 이제는 이시대 최고의 안정적인 직업으로 솟아 올랐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공무원이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 지방자치단체의 9급 공무원 중 최종 학력이 고등학교 졸업인 경우가 3.4%에 그친 반면 대졸 이상은 83.4%에 달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지방 일반직 9급 공무원 1만6천827명의 최종학력은 중졸이 3명, 고졸이 577명인데 비해 4년제 대학교 졸업은 1만3천679명, 대학원 재학 이상은 362명으로 나타났다.

2004년에는 지방 9급 공무원 1만8천450명 중에 고졸 이하가 824명으로 4.47%의 비율을 보였으나 2009년에는 1만8천776명 중 640명, 3.36%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최종학력 대졸 이상은 1만5천160명, 82.2%에서 1만5천767명, 84.0%로 늘어났다.

고졸 학력의 9급 서기보로 출발해 중앙부처 국장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공무원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16일 자로 단행된 보건복지부 인사에서 국장으로 승진해 첨단의료복합단지조성사업단장을 맡게 된 설정곤(54)씨.

1976년 강원도 묵호 검역소 서무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설 단장은 학력이 결코 넘지 못할 벽이 아니라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준 주인공이다.

9급 서기보로 출발한 설 단장을 고시 출신이 장악한 중앙부처 국장 자리까지 이끌어준 것은 특유의 성실한 태도와 실력이라는 무기였다.

설 단장은 1991년 사무관 승진 시험에서는 서열이 앞선 30여 명을 제치고 당당히 합격해 행시 출신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학력 차별 논란 끝에 은행을 비롯한 일부 기업이 앞다퉈 고졸 학력자 채용에 나서고 있다. 쇼가 아니길 바란다. 스펙이 중시되는 요즘 실력이 우선인 시대가 왔다.

/안병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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